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돌아왔다. 올 초 수감된지 207일만. 코로나19와 반도체 산업 경쟁 심화 등 악재 속에서 흔들리던 삼성도 비로소 중심을 잡고 또다시 '초격차'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메트로신문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삼성에 어떤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지, 기대 효과와 리스크를 진단해본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당장 산적한 대형 안건들도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산업계에서 빨라지는 합종연횡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수많은 해외 출장이 불가피한 상황, 정부도 적극 협조할 분위기다.
미국 파운드리 팹 증설 확정이 제일 큰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올 초 20조원을 들여 미국에 파운드리 팹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투자처마저 정하지 못하고 있다. 텍사스와 뉴욕 등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여전히 고심 중이었다는 전언이다.
미국 팹 증설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경쟁업계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 대만 TSMC는 3년간 110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공장 6곳을 짓기로 했으며, 인텔도 IDM 2.0을 통해 파운드리 육성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준비를 마쳤다. 30조원을 들여 글로벌 파운드리(GF)를 인수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전자 성장 여부가 파운드리에 걸려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안정되면서 슈퍼사이클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상황, 파운드리 시장에서 성장해야 삼성전자가 또다시 성장 계기를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현지 팹 증설과 관련해 이 부회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승인만 내릴 수도 있지만, 중요한 사안인 만큼 후보지들을 직접 방문하는 등 실무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삼성SDI에도 이 부회장 역할이 절실하다. 지난 2분기 미국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 지프와 푸조 등 완성차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 그룹과 협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SDI가 경쟁사들 중에는 유일하게 현지 파트너를 찾지 못한 만큼, 이 부회장 복귀 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이 공들여 육성했던 통신 장비 시장에서도 다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대규모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며 가파른 성장을 보였지만, 이 부회장 수감 후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쓴 맛을 봤던 터다.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 또다시 수주전에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기대감이 높은 것은 단연 '대규모 M&A'다. 올 초 삼성전자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3년 안에 의미있는 M&A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삼성전자 매출액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M&A를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1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서도 이 부회장 역할은 절대적이다. 전문경영인은 배임 등 우려에 대규모 투자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야만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라 해외 출장 등에 어려움을 겪어 제대로 경영 정상화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1개월 이상 해외 출장시 보호관찰관에 신고를 해야만 하는 보호관찰을 받게 됐다. 취업 제한과 관련한 문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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