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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상폐빔'으로 아사리판된 가상화폐 시장

"그 양반 갈때도 아주 예술로 가는구만" 영화 '타짜'에서 나오는 대사다. 극중에서 아귀가 평경장이라는 인물이 손이 잘린 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같은 말을 내뱉는다. 평경장은 한 때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박사였지만, 은퇴를 하고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려던 인물이다. 그러나 법의 안전망을 벗어나 배신과 속임수가 판치는 도박판에서 몸을 담갔던 인물이 평탄한 결말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는 욕심이었을 지도 모른다.

 

지난달 주말을 앞두고 있던 한 금요일에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가 기습적으로 5개 가상화폐의 원화마켓 거래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업계에서도 유의종목 지정 없이 다수를 거래지원 종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명단에 포함된 가상화폐 대부분은 주말 동안 절반 넘게 크게 하락했다.

 

은행 측에서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어쩔수 없었던 선택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해서는 실명계좌가 필요한데, 은행 측에서 마련한 점수표에서 취급하는 코인 수가 많으면 점수를 낮게 매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도가 낮은 코인이 있을 수록 위험이 가중된다고 해석한 것이다. 결국 거래소들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이었던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는 이른바 '상폐빔'을 노리려는 투자가 기승을 부렸다. 통상 해당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세력이 인위적으로 시세를 올려 매도해 상장폐지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한 작전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지난 3월 상장폐지를 앞둔 시린토큰이 하루만에 160% 넘게 폭등하면서 기이한 선례를 남겼다. 이를 본 다수의 투자자들이 5월 상장폐지 때도 '제2의 시린토큰'을 기대하며 상폐빔을 찾아 나선 것이다. 실제 이들 코인들은 하루에 수십 퍼센트 오르내렸고, 상폐 전날까지도 수천억원의 거래가 이뤄졌었다. 그야말로 갈때도 예술적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어쩌면 일련의 상황들이 가상화폐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길 바란다. 법의 틀에 들어오지 못한채 덩치를 키워온 산업이 새로이 법의 규제를 받다보니 생기는 해프닝으로 기록되길 바랄 뿐이다. 상폐빔 이상의 기현상으로 산업이 망가져 버리는 허무한 결말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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