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육군 학사사관은 창설 40주년째 신임 소위들을 배출했다. 1981년 6월 28일 제1기생들이 광주 보병학교(현 전남 장성 이전)에서 임관하면서 대한민국 육군 장교단의 일원으로 탄생했다. 짧은 역사와 차별적 제도 속에서도 지난해에는 3성장군인 특전사령관에 소영민 중장(학사11기)이 임명되기도 했다.
사람으로 따지면 왕성한 활동을 할 불혹의 육군 학사사관이지만, 육군 학사사관은 빙하기 때 사라진 '매머드'처럼 멸종될지도 모르는 위기의 상황에 놓여져 있다. 지난해 545(여 85)명이 임관했지만, 올해 임관한 제66기 신임소위는 478명으로 급감했다. 무려67명이나 줄었다.이중 81명은 여군사관제도의 폐지에 따라 학사사관에 편입된 여성 소위들이다.
약 10년전부터 임관자가 급감하는 냉각기를 맞이했다. 2010년부터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뉘어 연간 2회 배출했던 육군학사관과정이 연간 1회로 통합되면서, 임관자 수는 600명 수준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전·후반기 통합 전, 육군 학사사관은 1500~2000명 내외로 임관했다. 현재 4000명 정도 임관하는 학군사관(육·해·공 ROTC)에 버금가는 규모였다. 더욱이 학사사관은 장교양성 교육기간을 뺀 꽉 찬 3년을 의무복무해야한다. 대학시절 군장학금을 받은 기간 만큼 추가로 복무를 연장하는 복무연장자(중기복무자)의 비율도 매우 높았다.
기자가 중대장으로 복무하던 2004년 무렵에 육군 중대급 지휘관의 절반 가량은 학사 사관 출신들이 맡고 있었다. 그렇지만, 국방부와 육군의 '차별적분리정책'과 '무관심'으로 현재는 500명을 채우기도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16주라는 군사훈련 기간은 해·공군을 비롯한 타 단기 양성 사관후보생 중에 제일 길다. 훈련의 강도나 내용도 '창끝전투 리더'라는 요구에 맞춰져 상당히 엄정하다. 그렇지만 의무복무기간에 합산돼지 않는다. 28개월 의무복무하는 학군사관보다 사실상 10개월(훈련기간 산입)이 긴 셈이다.
호봉이나 근속년수 산정에도 16주의 사관후보생 교육기간은 인정되지 않는다. 게다가 해·공군의 학사사관의 경우 각군 사관학교 또는 학군단 출신 장교보다 3개월 가량 임관이 늦어도 동기생 대우를 받지만, 육군 학사사관은 3월 임관한 타 출신 장교들보다 후임대우를 받고 있다.
일부 전방의 야전부대에서는 3개월 차이 나는 병들도 동기로 대우하는데 육군 학사사관에게는 이런 배려는 없다. 문재인 정부들어 학사사관 출신 장군 인사는 눈에 띄게 늘었지만, 일선 초급장교인 육군 학사사관에 대한 대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2017년 6월 임관한 학사사관 62기와 2020년 임관한 학사사관 65기의 경우 임관식 보도자료를 지역언론 한정으로 배포해, 국방부 출입기자들도 알지 몰랐다. 때문에 학사사관 출신 장교들은 2차대전 당시까지 흑인장병을 분리대우하던 미군의 인종차별 정책에 빗대어 '학사분리차별주의'라고 말할 정도다.
반면, 군내 극소수인 '과학기술전문사관'의 경우 1기생의 전역까지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은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과학기술전문사관은 최단 양성과정과 변제의무 없는 장학금 지급, 야전배치 없이 국방과학기술연구원에 배치되는 특전까지받는다.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외면하고 유지해온 군 당국과 정부가 육군 학사사관 출신에게 무언의 학살을 해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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