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전남 장성의 육군 상무대는 내홍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예방활동이 교육생 계급별 갈등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OBC(신임장교 지휘참모관리과정·옛 초등군사반) 교육생은 31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소위와 대위에 다르게 적용돼, 소대장과 중대장의 신뢰저하로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소위는 외출·외박 통제, 대위는 외출·외박
이 소위에 따르면 육군 OBC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임 소위들은 외출·외박이 통제돼 왔는데, OAC(고등군사반) 교육 중인 대위(대위 진 포함)들은 확진자가 발생해도 외출·외박을 통제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혼자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위급 장교와 갓임관해 미혼이 다수를 차지하는 소위를 같이 통제할 수 없는 점은 이해된다"면서도 "OAC 교육자 때문에 OBC 교육 중인 후배들이 교육수료 휴가를 가지 못하게 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OAC 교육 중인 대위는 "OBC 교육을 받는 후배들의 어려움을 알지만, 확진이 된 OAC 과정의 선배를 마녀사냥 하듯 해서는 안된다"면서 "코로나19에 일부러 확진되는 군인은 없을 것이다. 만약 부하들이 확진됐을 때도 비난을 한다면, 장교로서 옳지 못한 행동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보병학교, 포병학교, 기계화학교, 공병학교, 화학학교 등 육군의 병과학교과 집결된 상무대에서 OAC 교육 중인 대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확진된 대위와 상무대 내의 학생장교들의 동선이 겹치면서 상무대는 OBC 교육생들의 휴가를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대의 고민이해 되지만, 전체 휴가통제는 과도
이는 OBC 교육생들이 오는 6월 말에 전역하는 중위급 장교들의 빈자리를 코로나19 예방과 함께 신속히 채우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확진자인 대위와 접촉한 OBC 교육생들 사이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야전부대로 코로나19가 확산될 우려가 크기때문이다.
하지만, 지난3월 상무대 입교후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천명이 넘는 신임소위들은 외출·외박을 통제받았다. 본지가 지난 25일 단독 보도한 상무대 내부에 '사랑의 아지트'를 만들고 밀애를 즐긴 남녀 소위들처럼, 이들은 스트레스가 이미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4월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의 포병학교 발언 등으로 OBC 교육을 받고 있는 소위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학군장교(ROTC) 동문들이 많이 모여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로티몰' 등에는 교육수료 통제에 대한 불안한 내용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중에 '상무대의 늦은 밤'이란 이글은 '상무 문학'이라고 불릴 정도의 반응을 받기도 했다. 이 글은 상무대의 소령이 눈물을 흘리는 소위를 보고 악몽이라도 꾸었느냐를 묻자 소위가 휴가를 가는 꿈을 꾸었지만, 그 꿈은 이뤄질 수 없는 꿈이었다고 대답하는 짧은 내용이다.
갓임관한 소위들이 병과교육에서 받은 통제와 고립감이 야전에서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군 당국의 세심한 배려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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