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성년후견개시심판 심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국타이어가(家)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 성년후견개시심판 심문의 청구인인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회사 경영권을 노리고 아버지를 상대로 '반기'를 든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0단독 이광우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2시 5분부터 50분까지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문을 비공개로 열었다. 이날 체크무늬 남방에 검은 자켓의 말끔한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한 조양래 회장은 85세의 나이에도 주변 도움없이 바른자세로 걸어서 법정에 들어서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공개로 진행된 탓에 심문 내용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조 회장은 재판장의 질문에 법정 밖 복도까지도 대답이 새어 나올 정도로 힘있게 대답했다. "나오는 장소가 어딘지 알고 있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예 알고 있다"며 또렷하게 답했다.
이날 심문기일에 청구인인 조 회장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 조희원씨도 법정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조 회장 한정후견 심판에 반대하는 차남 조현범 사장은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개심판을 청구하면서 아버지가 '평소 신념'과는 다른 결정을 내렸고 이로 인해 아버지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이 들어 청구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딸로서 아버지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희경 이사장은 성년후견개시심판 청구 이후 아버지와의 연락이나 왕래를 피하고 있는 상태다. 발표된 입장과 같이 건강이 정말 걱정된다면 아버지를 찾아 대화하고 직접 확인할 수 있겠으나 아버지의 생일조차 안부전화도 일절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건강한 아버지가 만인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면 그 현장에서 변명조차 할 수 없게 되니 법원 출석을 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불출석으로 인해 세간에서는 조 이사장이 아버지의 건강이나 사회 환원에 대한 신념보다는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조 이사장이 경영권에 관심이 없고 아버지의 사회공헌 및 환원에 대한 신념과 가치가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밝혀왔지만 일각에서는 조 이사장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이 기부 되기를 기대했고, 그를 통해 최대 의결권을 확보해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조 이사장이 그간 실천해 온 사회공헌활동이 일천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약 222억원을 자비로 기부하며 이미 상당한 수준의 사회 공헌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1000억원대의 재산을 증여 받고 사회공헌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를 촉구하고 있는 조희경 이사장은 동일 기간 동안 약 11억원 남짓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 이사장이 2010년에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함께 걷는 아이들'에 조 회장은 약 180억원을 기부했지만, 조 이사장은 약 3억원만을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시 말해 자신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 중 약 99%를 아버지의 기부금으로 충당한 것이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 회장은 이미 사회 환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기부를 이어왔고, 향후에도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다고 입장문에서도 밝혔다. 반대로 아버지에게 재산의 사회 환원을 촉구하고 있는 조희경 이사장은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진행되던 사회공헌 사업들에 이름만 올려두고 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아버지의 건강에 대한 걱정, 사회 환원에 대한 신념 등 조 이사장에 내놓았던 '카드'들이 이미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익을 예상하기 힘든 법적 공방을 하루 빨리 중단해야 한다는 탄식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앞서 조 회장은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에 대한 질문에 "그동안 큰딸에게 돈도 줬고, 나름대로 공평하게 해왔다"며 "우리 딸이 왜 그랬는지 정말 답답하고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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