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사 MTS MAU 1000만 넘어
MTS 종합 가치 최대 6.8조 평가
지연사고 등 IT역량 해결 과제
지난해 불거진 '동학개미운동'이 증권업계에 가져다준 효과는 수수료 증대 뿐만이 아니다. 급격히 늘어난 개인투자자로 인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며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 제시됐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가입자 데이터와 막대한 트래픽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사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고질적인 '먹통 사고'에 따른 부족한 정보기술(IT) 역량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TS의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MAU)가 100만명을 넘어선 증권사는 6곳이다. 전통적인 리테일 강자로 대표되는 키움증권의 지난 1~2월 평균 MAU는 310만명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213만명), 미래에셋증권(158만명), 삼성증권(179만명), 한국투자증권(148만명), KB증권(107만명) 순으로 MAU 규모가 컸다. 지난해 초 대비 평균 MTS 증가율은 146%에 달한다.
국내주식 약정 점유율도 지난달 기준 키움증권이 22.97%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11.72%), NH투자증권(8.50%), 한국투자증권(7.75%), 삼성증권(7.61%), KB증권(5.25%) 순으로 비중이 컸다.
MTS 이용량이 늘며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상위 6개사 MTS의 올해 월별 인당 사용시간은 551분으로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지금 정도의 트래픽 증가와 일정수준 이상의 점유율만 확보되면 단계적으로 수익 모델을 적용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상위 6개사 MTS의 총합 가치가 최대 6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논의 중인 디지털엔화(CBDC)가 향후 널리 보급된다면 화폐를 송금, 유통하는 플랫폼의 영향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화폐 유통이 아닌 금융상품을 유통하는 MTS 입장에서는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또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로서의 법률과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는 그에 상응하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급증했던 주식 거래대금이 계속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5조3958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증시가 횡보하며 이전 고점보다는 줄어든 모습이지만 막대한 유동성은 아직 여전하다.
기존 증권사들의 새로운 경쟁자로 꼽히며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증권업 진출을 선포했던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시장 반응도 예상보다 덤덤하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야심 차게 출범한 토스증권의 경우 평균 국내주식 약정 점유율이 0.07% 수준이다.
아직 비대면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비롯한 리테일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입문 투자자를 염두에 두고 일반적인 MTS와 다른 방향으로 설계된 만큼 기존 방식에 익숙한 투자자들을 사로잡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생활 속의 주식투자를 추구하는 이들은 좋게 평가하겠지만 전문투자자 또는 단기 매매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우호적인 상황 속에서도 기존 증권사들의 MTS 전산 오류가 계속되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해결과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이 진행될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앱이 지연된 것을 비롯해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연초부터 MTS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지연되는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MTS와 HTS 사고와 관련돼 접수된 민원은 1만2700건에 달한다.
증권사도 이러한 비판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양질의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를 의식 중이다.
한 증권사 전산팀 관계자는 "막대한 관리비로 인해 비용 대비 효율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 전산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소극적이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며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계기로 MTS를 비롯한 플랫폼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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