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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국내 車 업계, 글로벌 시장 트랜드 변화속 노사 갈등 심화…쌍용차 생존 위한 고정비 문제 등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빠르게 체질개선에 돌입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 방식은 물론 판매 구조에도 대변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같은 변화에 주저하는 노조의 완강한 저항에 발목잡혀 경쟁력을 읽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차량 생산과 관련해 노조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생사기로에 선 쌍용차는 임금삭감과 무급휴직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해 노사가 깊은 고민에 빠진 상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연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2023년까지 고정비 5%를 삭감하겠다고 밝표했다. 구체적으로 인력채용 동결과 부분적 은퇴 등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매년 5%의 공장 생산성 증가, 7%의 원가 절감을 단행할 계획이다.

 

르노그룹도 올해 초 발표한 경영전략 '르놀루션'을 통해 2023년까지 그룹 영업 이익률 3% 이상을 달성하고 3년간 약 30억유로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각종 불필요한 비용은 물론, R&D와 설비 투자비용까지 기존 수익의 10% 수준에서 8% 이내로 절감하는 초긴축 정책에 돌입했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노사 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현대차는 다음달 양산에 들어가는 아이오닉5의 생산을 둘러싸고 노사간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그동안 신차 출시 2개월 전에 생산에 투입될 인원수(맨아워)를 확정해야 하지만 가까스로 합의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신차 양산 전 노조와 맨아워 협의를 거치도록 단체협약에 명시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수가 30%나 적은 만큼 조립에 필요한 인력 수요도 적다. 그러나 노조 측은 고용안정을 내세우며 맨아워 축소에 반대했다.

 

결국 노사는 울산 1공장 2라인 근로자 800명 중 100여명을 전환배치하는데 합의했다. 조립공정 대비 인원 조정이 소폭에 그치면서 아이오닉5의 생산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폭스바겐과 포드 등 글로벌 브랜드가 일부 공장을 폐쇄하거나 수천명을 구조조정한 것과 대비된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판매 방식 변화에도 갈등을 빚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온라인 판매망 구축을 적극 도입하며 소비자 편의성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전기차의 선두주자 테슬라는 초창기부터 오프라인 판매점을 두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영업사원의 마케팅 없이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에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 업계도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오는 2030년부터 100% 전기차만 생산해 판매한다는 목표를 밝히는 동시에 전세계 전기차 판매망을 온라인 채널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BMW코리아는 이미 온라인 구매 채널인 'BMW 숍 온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iX를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할 계획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판매 노조의 눈치를 보며 국내에서 완전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지 못 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클릭 투 바이'를 미국과 인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유럽 지역에서도 일부 국가에 도입했지만 국내에서는 시범 운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약 6500여명의 판매노조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다.

 

기아 판매노조도 전용 전기차 EV6의 사전 온라인 예약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아가 EV6의 인터넷 사전예약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노조는 "인터넷 사전예약은 결국 오프라인 판매망의 붕괴로 이어진다"며 완강히 반발하고 있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비트와의 매각과 산업은행의 투자를 받기 위해 노사간 합의점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의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 사전회생계획) 추진도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가 경영 정상화로 가기 위해서는 임금삭감, 무급휴직 등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쌍용차 노조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쌍용차는 고정비 삭감 없이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4200억원으로 전년 대비로도 50% 확대됐다.

 

쌍용차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620억원인데 매출원가(생산비용)은 2조330억원에 달한다. 원가율이 98.6%다. 차를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임금 구조는 가장 큰 문제다. 지난 2019년 쌍용차 직원 5003명의 평균급여는 8600만원이다. 기아 직원 임금(8600만원)과 차이가 없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HAAH가 쌍용차 인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산업은행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세계 1, 2위 완성차 업체들도 미래 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위해 시대 흐름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 나가고 있다"며 "이같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자동차 시장은 강성 노조로 구성되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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