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食口)는 말 그대로 함께 밥을 먹는 가족을 가리키는 말이다. 식솔(食率)도 역시 같은 뜻이 되겠다. 같이 밥을 먹는 무리라는 뜻이니 말이다. 근대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는 가족들이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달라졌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아버지와 자녀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일이 드물다보니 밥상머리 교육이 실종됐다고 사회적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사회모임이나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학교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직장생활도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가족들이 보기 드물게 한 집에 모여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주부들은 비명을 지른다. 돌아서면 식사 준비에 몸은 힘들고 모처럼 오랜 시간을 한 집에 있는 남편인데도 오히려 부부싸움이 늘었다고 한다. 게다가 아이들은 자기 방에 콕 박혀서는 할 말도 핸드폰문자로 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육체적으로 시중드느라 힘든데다가 마음 역시 코로나블루가 아니 될 수 없다. 함께 밥을 먹는 인연은 처음 연인을 사귀고 할 때도 차 한 잔으로 말을 뗘서는 식사로 이어지게 되면 결혼인연까지 경우가 태반이다. 밥을 먹는 입들이 바로 식구다.
어느 유목민족은 함께 식사를 한 손님에게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내가 초대하여 함께 식사를 한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유대감을 갖는다는 얘기다. 이런 유대감의 연장선인가,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귀한 손님이 방문하면 따뜻한 정성 담긴 식사와 함께 잠자리 시중을 들게 하는 풍습까지도 있었다고 들었다.
소중함이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가장 머쓱하고 서먹한 사이가 핸드폰을 사이에 둔 부모 자식 간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우려가 들기도 한다. 식구들과 함께 따뜻한 음력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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