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각주구검과 이와전와 ②
사이비 예언자(?)들의 엉뚱한 궤변을 보면, 마치 아우라지 나루에서 숟가락 빠트린 자국을 뱃전에 표시하고 송파나루까지 흘러온 배 밑에서 숟가락을 건져내라고 사공을 들볶는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어리석음이 판친다. 이른바, 저명인사들의 논리와 주장이 얼토당토하지 않다보니 그들을 따르는 대중이 '사고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집단 확증편향(確證偏向)에 빠져드는 낌새도 보인다. 세상사를 제 멋대로 재단하려들면 어쩔 수 없이 잘못을 하고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거나 외면하려든다. 하찮은 일을 마음 내키는 대로 해석하고 큰일 난 것처럼 엉뚱한 주장을 펼치는데, 어찌 균형 잡힌 사고와 행동이 가능하겠는가?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옳고 그른지 뒤바뀌는 희극 아닌 희극을 관전하며 무턱대고 박수를 치거나 싸움을 거는 사회가 혼돈에 휩싸일밖에 도리가 없다.
정상모리배들이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까닭은 사람들 사이에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여 "적의 적"을 제 편으로 끌어들여 한 몫 챙기려는 수작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지자들을 몽매한 가치관과 그릇된 신념에 차게 만들어 떼거지로 덤벼들게 하는 광경을 보다가 뒤돌아서서 시시덕거리는 장면도 어른거린다. 조금만 눈여겨보면, 선동가들은 비합리적 변명과 공격을 일삼으며 대중을 몽매하게 만들어 그들이 벌이는 '쇼'의 장식물로 여기려드는 모습도 엿보인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며 대중에게 아부하다가도 어느 결에 자신을 따르는 대중의 등에 올라타 깃발을 휘두른다. 터무니없는 논리로 궤변을 일삼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사고력이 무너지고 망상에 사로잡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의 틀에 갇히는 모습도 언뜻언뜻 보인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앞뒤가 어긋나는 사례가 사회 전분야로 확장되면, 부분은 옳은 것 같으면서도 전체로는 틀리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 폐해가 누적되면서 사회적 수용능력(absorptive capacity)이 침식되어 간다. 더 나은 미래를 찾아가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성장잠재력을 시나브로 잠식시킨다. 사람들을 반목하게 하는 불신과 갈등의 에너지를 생산적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중요한데 현실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는 염려가 든다. 내 자식이 "능력 있고 출세했다"고 자랑하기보다 작은 일을 하더라도 "역지사지 자세를 가지고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한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부모들이 많아져야 한다. 부모부터 솔선수범하며 인성의 바탕이 되는 밥상머리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생각건대, 거짓과 참이 뒤바뀌고 정의와 불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질곡의 역사를 생각할 때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어렵고 긴 여정에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의 먼 미래가 달려 있으니 아무리 어려워도 그 길을 가야만 한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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