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일 전 한창 주가가 상승해야 할 은행주가 매서운 바람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에 배당을 줄이라고 권고하면서다. 주요 은행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당국發 규제 리스크…주가는 '추풍낙엽'
대표적인 고배당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은행주는 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은행 대출금리 인하 요구 등의 영향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배당락일을 앞두고 '배당의 계절'에 보기 힘든 광경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종가 기준 4대 금융사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1.39% 떨어진 3만5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B금융은 1.33% 하락한 4만455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이 밖에 신한지주는 1.04% 후퇴한 3만3150원, 우리금융지주는 0.30% 내린 9970원을 기록했다.
은행주의 약세는 국내 개인투자자와 더불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당국이 배당과 금리 인하 등을 압박하면서 리스크가 부각돼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주 약 2560억원(외국인 1210억원·기관 135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수급 여건도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외국인이 은행주를 외면하는 이유는 크게 ▲고성장주 중심의 매수세 집중 ▲배당 감축 우려 등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외국인은 원화 강세기에 국내 은행주를 순매수하는데, 환율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통화 보유 가산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는냐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배당은 외국인의 수급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은행주 '배당 축소 규모' 적겠지만, 투심 반전은 '글쎄'
보통 배당주는 배당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주가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분모인 주가가 낮아지면 배당수익률은 높아진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질 경우 배당금을 고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면서 급락세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또 재무 안정성 면에서 살펴봤을 때도 현금으로 지불하는 배당은 기업 재무 안정성을 드러내는 척도 중 하나인 만큼 배당이 가진 의미는 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배당 규모 축소를 주문했지만 시장이 우려하는 만큼의 배당 축소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실적 방어에 선방한 상황에서 당국이 나서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 여론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존 시장에서 예상하는 6~7%포인트 축소 규모보다는 축소폭이 적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 이슈처럼 당국의 요구들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정진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2월 초에 불거진 배당 규제 논란과 함께 최근 일별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권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은행 대출금리 인하·이자 면제 등을 언급하고 있어 규제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감독당국 스탠스를 감안해 올해 은행 평균 배당성향이 약 26.5%일 것이란 가정에서 약 24.5%로 약 2%포인트 하향 변경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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