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노조 리스크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노조 리스크에 따라 실적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월 일찌감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한 쌍용차는 지난달 올해 들어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반면 한국지엠은 감소세를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6만여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한국지엠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노조의 부분 파업 등으로 2만 5000여대 규모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총 24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마련한 잠정합의안마저 지난 1일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45.1%로 부결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지엠의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7일 담화문을 통해 "노조의 쟁의 행위로 한국지엠의 수익성과 유동성이 더욱 악화됐다"며 "수출 물량을 유지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정상화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갈등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갈등없이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한국지엠 노사는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지 일주일 만인 8일 교섭을 재개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했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의 한국 사업 철수설이 불거지는 등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간 갈등 악화는 '불난데 기름붓는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노사가 10일 다시 교섭에 나서는 만큼 새로운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광주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생산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기아차도 올해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간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세 번째 파업을 선택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마라톤협상을 진행했지만 '잔업 30분 도입'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교섭을 결렬했다.
이번 교섭 결렬의 가장 큰 이유는 노조 측이 요구한 잔업 30분 근무시간 연장제를 도입하는 대신 '퇴직자 차량 구입비 지원'을 축소하자는 사측의 제안을 노조 측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잔업 30분 도입과 퇴직자 차량 구입 지원이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15차 교섭 결렬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이날부터 11일까지 3일간 광주공장을 비롯해 경기 광명 소하리, 화성공장 전체 사업장에서 전반조와 후반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앞서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5~27일, 이달 1, 2, 4일 전반조와 후반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또 이달 4차례의 특근까지 거부하면서 누적 생산차질이 2만4000여대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면서 1000대 가량의 추가 손실도 발생했다. 이번 추가 파업으로 생산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노사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협력을 택한 쌍용차는 실적 상승세를 타고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총 1만185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0.3% 증가한 것으로, 10월 기록했던 월 최대 판매(1만197대)도 경신했다. 내수는 지난달 4일 공식 출시된 신형 렉스턴 등의 인기에 따라 올 6월 이후 5개월 만에 900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사태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투자 철회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졌지만 노사 화합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다.
한국지엠은 노사 갈등이 본격화된 10월부터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만1384대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45.6%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발생한 생산 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현대차는 전주공장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7, 8일 트럭 생산 라인 근무자 1300여명과 지원 인력 300명 등 총 1600여명이 전면 휴업에 들어가면서 이틀 320대 가량을 생산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약 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글로벌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임단협 갈등으로 파업까지 확대된다면 경영 정상화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라며 "이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외투기업의 철수는 물론 협력사들도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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