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라는 직위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표이기 때문에 사업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 본질은 호텔리어입니다."
지난 26일 영종도에 새로 오픈한 중형급 리조트 '더위크앤(The Week&)리조트'에서 만난 이현지 대표(35)는 호텔리어로서 일하던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호텔리어의 자부심과 서비스 정신, 주인 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유학을 떠나 스위스 로잔 호텔 학교에서 6년 동안 수학했다. 이후 독일의 미첼베르거 호텔에서 부총지배인을 6~7년간 지냈다. 전 세계에서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학과와 더불어 최고로 손꼽히는 호텔 학교에서 다년간 배우며 호텔 철학을 쌓고 외국에서 호텔리어로 일하며 젊은 호텔 관리자들의 경영 마인드를 몸소 익혔다.
이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원들과의 수평적인 관계, 호텔 구석 구석에 직접 손길을 미치는 행위 등이다.
"미첼베르거 호텔에 있을 당시 오너가 지금 제 나이보다 어렸던 삼십대 초반이었죠. 그곳 직원들은 대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이 일하는 곳의 컨셉에 대한 신뢰가 강합니다. 또 유기적으로 모든 것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하죠. 직원 및 고객들과도 자유롭게 대화하고 그런 모습에서 형성된 관계가 이어져 좋은 사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갑합니다."
이 대표는 더위크앤리조트의 직원들하고 가깝게 지낸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날 호텔 오픈 행사에서 형식적인 커팅식이 아닌 직원들과 하나 하나 눈을 맞추고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친 밀리짜 마르코비치 지배인를 부둥켜 안았다. 호텔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도 이 대표는 직원들과 어깨동무하며 서로 격려를 나누고 있었다.
이 대표는 호텔을 사업으로만 바라보는 '분양 호텔'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한국 호텔 사업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분양 회원권'이다. 제가 보기에 분양을 하는 순간 이곳의 주인은 제가 아니다. 수익은 나올 수 있을지 몰라도 이용객들이 장기적으로는 불만족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시스템을 바꾸거나 보수할 수 없다."
그는 사람을 중시한다.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결국 사람인 이용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호텔과 리조트는 현실에서 벗어난 곳에서 위로를 얻는 장소다. 그래서 더위크앤 리조트 설계 콘셉드를 '리프레시(재충전)'로 잡았다. 누구나 자유롭게 와서 어울릴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공간을 제시하기 위해 15가지 타입의 객실도 마련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이 대표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복층 타입 객실의 계단 재공사를 고집했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아버지인 이형수 건영 회장의 심한 반대가 있었지만 3개월간의 설득 끝에 바꿔나갈 수 있었다.
"복층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이죠. 인수전에는 가파른 계단이 트여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들과 함께 오는 고객에게 팔수는 없다고 생각했죠. 많은 비용이 들긴 했지만 철골 구조물 철거하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프라이빗 한 공간 분리를 원하는 가족들 선호하면서 요즘 가장 잘 나가는 객실이 됐죠."
어려움도 많았다. 가구 및 자재를 외국에서 수급해왔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예정 기한을 훌쩍 넘겼다. 그랜드 오픈이 미뤄진 만큼 호텔의 스타일이 분명해진 것은 확실하다. 처음에 부띠크라는 수식어를 붙이려다가 어반으로 변경했다. 도시에 가까운 리조트에 유럽풍의 세련됨을 더한 셈이다. BI, CI 등 디자인의 경우 그간 보지 못했던 신선한 조합도 발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 호텔을 자신의 셋째 아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애정으로 탄생했다는 뜻. 트리니티디앤씨의 대표이기도 한 만큼 앞으로 호텔 개발·운영사업과 부동산 개발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 첫 삽을 영종도에서 뜬 것이고, 향후 코로나가 종식되고 관광업이 활기를 다시 되찾으면 이 대표의 행보도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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