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자체적으로 설정해둔 '판매금지 상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주류, 담배, 전자담배, 모의총포 및 비비탄 총알 등 청소년 유해물건에 해당하는 제품을 포함해 29개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물건을 판매금지 물품으로 정해두고 있다. 이용자가 첫 판매글을 올릴 경우 알림을 통해 '미리 알아두면 좋은 판매금지품목'을 안내하는데, 이에 따르면 판매금지 물품은 무료나눔이나 삽니다 게시글 또한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근마켓에서 비비탄총이나 전자담배 등을 검색해보면 거래완료됐거나 판매 중인 물품이 다수 나타난다. 도봉구 인근 지역에서 비비탄총을 검색하자 200건이 넘는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다. 비비탄총알이 무료 나눔으로 거래된 게시글도 눈에 띈다. 당근마켓이 '판매금지 물품은 무료나눔 또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현재는 당근마켓을 탈퇴한 A(30)씨는 "당근마켓을 이용하던 중 비비탄총 판매글이 많이 보여 당근마켓에 문의했는데 '지역 내 사용자로부터 신고받았다면 신고가 처리되지만 신고받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노출/판매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모든 판매금지 물품이 신속하게 신고될 수 있도록 개선 방향을 고민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당근마켓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제대로 모니터링이 안 되는 것 같고, 판매금지물품에 대한 신고를 한 이후 몇건의 판매글이 삭제되긴 했지만 처리 과정에 며칠이 걸리는 등 신속하지 못해 이미 판매된 후 게시글이 없어지거나 몇몇 게시글의 경우 삭제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자담배의 경우에도 이미 거래완료된 글이 다수 보인다.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하는 신모씨는 "종종 판매금지 상품이 거래되고 있는데 청소년에게 당근마켓이 유해 물품을 구입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당근마켓은 전국 6577개 지역에서 동네 주민들을 연결하고, 이웃 간 중고 거래를 비롯해 각종 소식과 정보가 오가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다. 1년 사이 3배 가까이 성장을 이뤘으며, 지난 9월 월간 순방문자 수(MAU)가 10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당근마켓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로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주류, 담배, 동물, 가품 등 거래 금지 품목 거래 게시글이 노출되지 않도록 AI가 실시간 필터링으로 사전 검수를 하고, 문제 게시글을 자동으로 인식 및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서비스 사용성을 해치는 부적절한 게시글이나 유해성 콘텐츠, 허위, 광고 게시글, 사기 등의 행위도 AI기술로 강력 대응 중이다.
하지만 비비탄총과 전자담배 등 판매금지상품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고, 최근에는 신생아 입양글을 포함해 사람이 잇따라 매물로 올라오면서 부적절한 게시글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당근마켓은 최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건강한 운영질서 확립을 위한 가치 수호에 이용자들의 관심을 당부하며 건강한 플랫폼 조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에서는 이용자들이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신고 기능을 제공하고, 당근마켓 운영진이 직접 걸러내는 작업과 동시에 AI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시키는 등 거래 금지 물품이 사전에 노출되지 않도록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며 "게시판 정책을 위반하는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학습시켜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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