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졸 사무직 10년 만에 연봉 얼마나 오를까… 노동부 '사업체 특성별 임금현황' 공개
근로자가 동종 업계에서 직무와 성별, 근속 연수 등에 따른 연봉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정부 자료가 공개됐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경력이 쌓이면서 연봉이 더 크게 올랐고,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컸다. 근속 연수별 평균 연봉이 두배가 되는 시점은 대략 10년 이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은 노사 임금결정이나 노동자들의 직장이동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2020년 6월 기준,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 자료를 19일 공개했다.
이번 임금분포 현황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중 임금구조부문(3년치)의 원자료 등을 활용해 나온 사업체 특성·직무특성·인적속성별 임금수준을 도출한 것이다. 2017~2019년까지 3년간 임금 통계를 올해 6월 기준 임금수준으로 변환해 분석한 결과로, 임금 직무 정보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대기업 노동자의 연봉이 중소기업보다 더 크게 올랐고, 경력이 높아질 수록 연봉 차이는 더 벌어졌다.
공개된 임금 분포 현황에 따르면, 5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영 및 회계 관련 사무직에 학력은 대졸 이상, 근속 연수는 1년 미만인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3347만원이다. 같은 조건에 근속 연수가 10년 이상인 사람의 평균 연봉은 8651만원으로 2.58배 올랐다. 반면, 30~99인 중소기업의 같은 조건에서는 1년 미만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3018만원, 근속 연수가 10년 이상 노동자 평균 연봉은 6413만원으로 2.12배 오르는데 그쳤다. 1년 미만 경력에서 평균 연봉이 차이가 있는만큼, 10년 이상 경력 평균 연봉 차이는 더 크게 벌어졌다. 1년 미만 경력에서 300만원 차이었으나, 10년 이상에서는 2200만원 수준으로 격차가 커졌다.
대졸 이상 노동자의 평균 임금에 대한 고졸 이하 노동자 임금 비율은 500인 이상 사업체(70.2%)에서 가장 컸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학력에 따른 임금 차이가 작은 셈이다. 대졸 이상에 대한 고졸 이하의 임금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은 100~299인 사업체(59.2%)였다.
대졸 이상에 대한 고졸 이하의 임금 비율을 직업별로 보면 단순 노무 종사자(87.3%)가 가장 높았고 판매 종사자(64.2%)가 가장 낮았다.
이번 임금 분포 현황이 공개됨에 따라 업종별 유사 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종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주는 기업은 임금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고 반대의 경우는 임금 인상폭이 줄어들 수 있다.
또 직무별 적정 임금 수준이 드러나는 만큼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데도 이번 현황 자료가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인상되는 호봉제가 기업 인건비 부담을 키울 수 있는만큼, 직무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동종·유사 기업의 임금정보를 제공해 자율적 임금격차 완화를 유도하는 한편, 공정임금 구축을 위한 임금·평가가체계 개선 컨설팅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적극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류경희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정보를 영업비밀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임금정보 기반의 확충과 다양한 통계의 제공이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내 임금 격차 및 양극화 완화 등 공정한 임금질서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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