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인공지능(AI),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없어지는 일자리의 대안으로 단연 '크라우드워커'를 꼽는다. 크라우드워커란 기업 활동에 대중을 참여시키는 '크라우드소싱'으로 일하는 사람을 일컫지만, 주로 데이터 라벨링(가공)에 참여하는 작업자를 칭한다.
이처럼 크라우드워커라는 신종 직업의 붐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바로 2017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 가공에 크라우드소싱을 도입한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다. 선두적으로 데이터 라벨링 시장에 진입한 만큼 크라우드웍스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데이터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민우 대표는 "해외에서는 크라우드소싱을 더 빨리 시작해 처음에는 아마존을 벤치마킹했다"며 "아마존은 고객과 작업자가 만나기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반면,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품질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등 AI 선두기업들은 '데이터 품질을 높일 수 없다'는 가정 하에 60~70% 품질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만들었어요. 아시아는 AI의 후발주자여서 그들보다 뛰어난 AI 기술에 단기간 도달이 어려운 만큼, 데이터 품질을 높여야만 AI가 높은 정확도를 가진다고 생각했어요."
일부 데이터 기업들이 전문인력을 두고 데이터를 가공하는 것과 달리, 크라우드웍스는 100% 크라우드소싱을 도입했기 때문에 높은 품질을 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박 대표가 품질 보장을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전수검수 시스템'이다.
"작업자가 한 작업을 검수자가 다시 확인하는 거예요. 작업을 반려하면 작업자가 재작업해 재검수가 이어져요. 작업자와 검수자가 동시에 동작하는 시스템을 저희가 최초로 만들었어요."
검수자 조차도 크라우드소싱으로 우수 작업자 중 선발한다는 것. 이를 통해 99%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그가 AI 시장이 채 무르익기도 전인 2017년 발빠르게 데이터 가공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정보기술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사 후 회사를 5번이나 창업한 경험에서 비롯된다.
"2000년에 2번째로 창업한 회사가 AI 회사입니다. 아무리 좋은 알고리즘을 만들어도 하드웨어가 취약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는데, 2016년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딥러닝 등 알고리즘이 제대로 동작하게 됐습니다."
박 대표는 '좋은 하드웨어에 좋은 소프트웨어가 있더라도 데이터 학습을 피할 수 없는데 데이터는 어떻게 해?'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많겠지만 이들이 데이터 전처리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확신했다.
"과거 '황금광'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러 갔지만 누군가는 청바지를 만들었는데, 금은 못 캐는 사람도 있었지만 청바지는 모두에게 필요했어요. 데이터는 모든 AI 기업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처리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는 "데이터는 중요하지만 동일한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하기 싫은 일'이어서, AI 기업이 안고 갈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설립 첫해 네이버로부터 2억원의 투자를 받았어요. 네이버는 AI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 라벨링이 필요했고, 네이버와 협업 기회를 잡고 싶었어요."
그의 계획대로 3년 동안 네이버의 350개 이상 프로젝트로 3000만개 이상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었다. 또 삼성전자, LG CNS, KT, 카카오, 포스코ICT, SK텔레콤, 엔씨소프트 등 200개 이상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오픈된 프로젝트가 100개 정도 되나 보니 가입자만 16만명 정도고, 돈을 버는 작업자가 6만~7만명이나 되요. 지금까지 지급한 금액도 30억원이 넘어요."
최근 온라인 '크라우드웍스 아카데미'를 개설해 교육자가 더 편리하게 교육받을 수 있게 됐다. 작업자들이 최저시급 이상 벌 수 있게 가격을 매겼기 때문에 주간 100만원, 월간 300만원 이상 가져가는 작업자도 있다.
박 대표는 데이터 라벨링이 '현대판 눈알 붙이기'라는 인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인형 눈알 붙이기는 작업이 반복된다는 의미인데, 유치원 수준이던 AI 초기에는 그런 작업이 많았지만, 인공지능이 똑똑해지면서 중학생 수준까지 올라와 지금은 더 높은 수준의 작업을 진행해요. 프로젝트를 해보면 지겨워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어려워서 못 해요."
크라우드웍스는 올해 안에 교육,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및 온프레미스(소프트웨어를 서버에 설치해 쓰는 방식) 방식 플랫폼 사업에 진출해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광주시 등 지자체의 교육 프로그램을 맡아 교육 사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최근 국회에서도 '크라우드워커가 서울, 경기에 편중됐다'는 문제를 지적했는데, 지방에는 이런 일거리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희가 데이터 라벨링 교육을 제공하면 교육생들은 저희 사이트서 작업자로 일할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또 데이터 가공기업들을 대상으로 SaaS 데이터 가공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플랫폼이 없는 기업에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고, 보안이 중요한 병원에서는 온프레미스 플랫폼도 제공할 생각입니다."
박 대표는 내년 1분기에 휴먼 리소스 플랫폼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저희 작업자의 이력을 분석해 데이터 기업들이 작업자를 구할 때 적합한 작업을 매칭해줄 생각입니다. 내년에도 정부의 데이터 과제는 많이 쏟아져 나올 건 데, 작업자도 없고 교육도 힘든 기업들이 수수료만 내고 저희 인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크라우드웍스는 시대의 흐름을 타면서 매출도 껑충 뛰어 지난해 29억원 매출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3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미 매출 70억원을 넘어서 150~200%라는 기존 목표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13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는데, 당초 얘기해왔던 2023년보다 빠른 2022년에 코스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주관사 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향후 업무가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지는 '마이크로 잡' 시대가 올 겁니다. 4년 후 모든 기업들이 업무를 재택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크로 잡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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