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내 완성차 산업이 생산량 감소로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 등 외투 기업 2개사의 한숨은 유독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감소와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갈등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기 때문. 완성차업계 상위단체인 금속노조도 투장보다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임금인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노조는 최근 합법적으로 파업 등의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가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양사 노조가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파업에 돌입할 경우 글로벌 본사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물론 사업장 철수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6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당장 파업에 들어갈 수는 없다.
다만 판매 실적악화로 위기감이 확산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간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선택할 경우 글로벌 본사에서는 한국 철수까지 고려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9월에도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6000대선이 무너지며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9월 완성차 판매량이 7386대로 전년 동월대비 51.4% 감소했다. 내수 판매량은 5934대로 같은 기간 24.1% 줄었다. 해외 판매량의 경우 80.4% 급감한 1452대로 집계됐다.
그러나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7만1697원 인상과 700만원 규모 일시금 지급 등을 요구 중이다.
한국지엠도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16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대책위 논의 결과 이번 주에 이뤄질 18차 임단협 단체교섭에서 사측 제시안 내용을 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노조는 또 구체적인 미래발전전망과 조립2부 근로자의 부당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전 조합원 대상 서명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측이 제조 과정을 평가하는 글로벌 생산 시스템(GMS) 수검을 모두 거부하고 조합원의 잔류 근무와 조기 출근도 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앞서 16일 오전 열린 17차 교섭에서도 미래발전방안에 대한 사측과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대책위를 열어 파업 여부 등을 논의했다.
노조 측은 이전 교섭 때와 같이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 등이 단종되면 공장 폐쇄나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신차 배정 등 2022년 이후의 생산 계획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신차 배정에는 장기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날 부평2공장의 말리부·트랙스 생산 연장, 근로자 1600여명의 고용 안정책 강구 등을 담은 제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노사간 임단협을 둘러싼 방향성과 파업 여부는 이번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이후 진행되는 임단협이라는 점에서 이후 투쟁 방향을 정리할 것"이라며 "다만 고착화된 고임금,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기보다 임금인상을 둘러싼 갈등으로 파업에 돌입하면 회사 경상화는 안갯속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레일블레이저(한국지엠)과 XM3(르노삼성) 등 양사가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으로 생산 리스크가 발생하면 본사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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