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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특징주

[공모주 광풍…빛과 그림자] <上>IPO 공모주 고평가 논란

무시된 PER…IPO 대어들의 '벌크업' 우려

가치 투자 블로그인 밸류슬랜트닷컴을 운영하는 엘리 로젠버그는 투자와 도박의 차이를 "매수 후 보유 전략과 투기의 차이"라고 말한다. 최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은 후자 쪽에 더 가깝다. 개인투자자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학습효과로 공모주 청약을 단기 투자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대박' 기회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영끌'(대출을 비롯한 가용 자금을 영혼까지 끌어모음)도 서슴치 않는다. 예년보다 3배 가까이 높아진 경쟁률 때문에 주식을 배정받기 어려워졌다는 걸 알면서도 공모주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의 공모주 광풍을 저금리 국면과 부동산 규제가 촉발한 정상적인 수요라고 볼 수 있을까. 메트로신문이 IPO 시장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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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서울관광홍보영상.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오는 24~2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고평가 종목이 잇따라 상장되며 증시 건전성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적이 아닌 성장성에 초점이 맞춰져 기업가치가 부풀려지고 있어서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기대주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상한선인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은 예측 가능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이들의 비이성적 주가흐름이 자본시장의 잠재적 위험요소로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PER로 설명 불가"…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 거래일(18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61조821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으로 지난 2일 45조원까지 빠졌으나 12거래일 만에 16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몰렸던 자금의 상당수가 다시 계좌에 돌아온 것으로 해석된다. CMA 잔고의 점진적 증가는 SK바이오팜 청약 이후 처럼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증권가에서도 "예상 이상으로 빠르다"는 반응이다.

 

자금이 향할 다음 타깃은 오는 24~2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들어가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SK매직 등 대어로 거론되는 후발 주자들도 하반기 IPO가 예상된다. 공모주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제는 이들의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이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빅히트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10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되면 시가총액은 4조6000억원 수준이다.

 

실적은 동종업계에서 가장 우수하다.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결기준 매출액 2940억원, 영업이익 498억원을 기록하며 엔터테인먼트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러한 성적을 반영해도 '1등 프리미엄'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빅히트의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고 61배로 엔터테인먼트 종목 평균(30~35배)을 훨씬 웃돈다. 증권가에서선 빅히트의 기업가치로 최대 5조~6조원을 보고 있다. 현재 엔터주 1위인 JYP Ent.의 4.3배에 달한다.

 

만일 빅히트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따상'에 성공할 경우 몸집은 단숨에 12조4800억원으로 불어난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 20위권까지 들어설 수 있다. 증권사 추정치를 한 번에 2배 이상 넘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애널리스트도 빅히트의 목표주가 분석을 꺼리고 있다. 실제 주가가 올해 실적 예상치를 반영해 산정한 목표 주가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빅히트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다.

 

미디어·엔터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연구원은 "수요예측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현재 분위기론 카카오게임즈의 선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전통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 측정 지표인 PER도 무시되고 있다는 평가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IPO 종목의 주가 흐름은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관점에서 봤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과열된 상태"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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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장도 잠식한 '광풍'

 

같은 현상은 장외주식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카카오의 다음 상장 자회사로 유력한 카카오뱅크는 21일 장외주식 시장에서 12만원에 거래됐다. 발행 주식수를 감안하면 시가총액만 44조원에 달한다.

 

KB금융(15조6500억원), 하나금융지주(8조5000억원), 신한지주(13조6000억원), 우리금융지주(6조원) 등 4대금융 지주사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 높다. 증권사가 추정하는 카카오뱅크의 적정 시총은 5조6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 사이다.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가 6배 이상 평가된 채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날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트도 166만500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40만원대에 거래되던 지난 3월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주가가 4배로 치솟았다. 상장 일정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 대장주가 될 것이란 기대감만으로 증시에도 없는 '황제주'가 되기엔 기대감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모주들의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21일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15%(3900원) 추락한 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광풍에 탑승해 일시적으로 폭등했던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평가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과열 현상은 증시 전반적 문제지만 IPO 시장에서 그 분위기가 특히 뚜렷하다"며 "일시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하락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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