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 뉴스 편집 공정성 논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이 편집하는 뉴스가 가치중립적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털 다음 메인화면의 뉴스 편집에 문제를 제기하며 보좌진에게 카카오 관계자를 국회로 부르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으로 포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윤 의원이 포털을 압박하는 모습이 비춰진 이후 포털 통제를 통해 언론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포털의 뉴스 편집에 사람이 관여할 여지가 있지 않냐는 것.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는 AI를 통해 뉴스 편집을 진행하고 있기에 사람의 개입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2017년 2월 AI 뉴스 맞춤 추천 서비스인 '에어스'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 4월 언론사가 개별 관리하는 뉴스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적으로 AI가 뉴스를 배열하도록 하고 있다.
개별 사용자의 뉴스페이지 체류 시간, 소비 활동 등에 기반해 기사를 추천하기 때문에 개인별로 다른 뉴스가 나타난다. AI 도입 전까지는 직원 100여 명이 직접 네이버 첫화면에 들어갈 뉴스를 선별했었다.
카카오는 2015년 6월부터 AI 뉴스추천 서비스 '루빅스(현재 카카오i)'를 도입했다. 루빅스는 개별 독자가 평소 관심을 보인 분야의 기사, 독자와 성별·연령대가 같은 집단이 많이 보는 기사 등을 분석해 기사를 선별하고 배치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외부는 물론 카카오 내부에서도 누군가 인위적으로 뉴스 배치에 관여할 수 없으며 뉴스는 전적으로 AI가 편집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국민이 실시간으로 알아야 할 대형사고·재난재해, 스포츠 중계 등에 대한 뉴스는 모든 사용자에게 우선 배치되기도 한다.
포털이 AI를 전면에 내세워 뉴스 편집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일각에서는 AI의 중립성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털의 뉴스 편집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포털 다음을 창업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 뉴스 편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AI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규칙 기반의 AI는 그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의 생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AI 채용면접의 경우 지원자에 대한 판단은 AI가 하는 것이지만 이미 규칙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학점, 표정, 경력 등에 각각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둘 것인지 사람이 개입해서 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공지능은 우리가 설계한대로 혹은 우리의 현상을 반영해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AI라고 해서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AI가 차별하지 않는지에 대한 감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알고리즘에 대한 검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 편집 알고리즘을 검토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2018년 5월 뉴스 알고리즘 검토 위원회를 발족한 이후 네이버의 뉴스 검색 서비스, 에어스 뉴스 추천 서비스 등에 사용된 알고리즘과 실제 결과를 좌우하는 학습데이터 및 서비스 절차에 대한 검토를 거쳤다. 이후 11월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이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고, 뉴스 배치에 관리자가 개입할 수 없는 구조라는 의견을 발표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뉴스 편집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포털이 AI를 내세워 중립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AI 알고리즘은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기에 완전한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외부 검증 시스템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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