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대형주 애플과 테슬라의 액면분할이 주가상승의 기폭제가 될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당 가격 하락이 주주 접근성을 높이는 데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염두에 둔 액면분할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애플은 미·중 무역분쟁, 테슬라는 배터리데이라는 변수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현지시간) 애플은 1주가 4주로, 테슬라는 1주가 5주로 액면분할한다. 주당 주가가 낮아진다는 의미다. 또 애플 주식 1주를 들고 있던 주주들은 4개의 주식이 생기게 된다.
꿈의 시총 2조 달러를 넘어선 애플은 액면분할 전 주가가 주당 499.2달러로 마감했다. 액분이 이뤄지면 주당 가격은 124.8달러 선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지난달 31일 애플이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거래량이 늘어나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최근 한 달 주가 수익률만 29.8%다.
지난 19일 미국 상장기업으로는 최초로 시총 2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한국의 한 해 국내총생산(GDP)을 가뿐히 넘어섰다. G7 중의 하나인 프랑스의 GDP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개의 기업 가치가 선진국의 경제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현재 주가 기준 시총은 2조1345억 달러다.
지난 11일 액면분할 계획을 밝힌 테슬라는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61% 올랐다. 주당 가격은 2213달러. 이른바 '천슬라'를 넘어 '이천슬라'가 됐다. 액분이 이뤄지면 주당 442.6달러로 '사백슬라'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전기차 시장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에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도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대표적인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LG화학은 올해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다. 그만큼 전기차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애플과 테슬라의 액면분할 이후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형주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호재라고 판단했다. 다른 종목의 액면분할로 이어질 경우 미국 주식 전반에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경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테슬라의 액면 분할로 해당 기업들에 대한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소수점 매매(small portion)가 활성화 돼 실효성이 적다고 반박하지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주식 분할을 진행한다는 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7월 말 이후 반 등하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증시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시장의 주도 세력이 된 상황에서 주식분할의 효과는 이전보다 클 것"이라면서 "이후 아마존, 알파벳(구글), 넷플릭스 등 주식분할을 한 적이 없거나 주식분할을 한지 오래된 기업 중에서 주식분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대형 기업들이 주식분할에 동참하면 지수 상승세를 이어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고 했다.
추가적인 상승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다. 현재 주가는 이미 액면분할의 기대감을 반영한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 4차례 액면분할을 거듭해 온 애플은 액면분할 이후 주가에 큰 변화가 없었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애플은 과거에도 4차례 주식분할을 했지만 주식분할 당시에 주가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개인 투자자가 많이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이게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에 변화를 주는 이벤트는 아니기 때문에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남아있는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애플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분쟁의 방향을 주시해야 한다. 현재 미국 정부는 미국 내에서 중국의 틱톡과 위챗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 웨이보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95%(12만명 대상)가 아이폰에서 위챗앱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다른 스마트폰을 쓰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 출하량이 최대 30%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9월 22일 열린 배터리데이가 중요한 이벤트다. 당초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이 5배 이상 긴 '100만마일(160만㎞) 배터리'를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최근에는 기존 기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 배터리데이에서 이러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주가 하락의 재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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