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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사모펀드 사태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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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은 복벽에 자리 잡아 겉에선 만져지지도 않고 배를 열어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췌장암이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훨씬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깊은 곳에 있을 뿐더러 증상이 이미 생명을 위협할 수준인 3, 4기에 이르러서야 발견된다.

 

사모펀드 사태도 그렇다. 부실운용사는 췌장암 처럼 법 사이를 교묘히 파고들어 그렇게 깊은 곳에 존재한다. 자본시장의 암세포는 숨죽인 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많은 이들이 사모펀드 사태를 보며 빙산의 일각이라고 이야기한다. 반쯤 우려 섞인 목소리엔 자산운용업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와 두려움도 묻어난다. 108년 전 거대 여객선 타이타닉을 차가운 바닷속으로 가라앉힌 빙산이 겉보기엔 조그마한 얼음조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호들갑이라고 볼 순 없다. 연달아 터지는 사고 탓에 최근 사모운용사 업계는 쑥대밭이 됐다. 사모펀드 사태는 신뢰가 최우선 가치인 금융투자업 전반의 위기다. 현상은 문제를 말해준다.

 

하지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은 있어 보인다. 지난달 금감원에 신설된 사모펀드 검사조직이 이달부터 3년 동안 사모운용사 233개(펀드 수 1304개)를 모두 들여다 볼 계획이다. 이미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쯤 발각되지 않은 제2의 옵티머스의 발걸음이 한창 바쁠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문제점을 정상화하기까지 길면 3년이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그렇기에 어쩌면 이번 사모펀드 사태가 다행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라임사태가 만일 5년, 10년이 지나 터졌다면 단순한 수백억원 대 보상안만으론 해결을 논할 수준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자본시장은 가장 어려운 관문을 넘었다. 스멀스멀 깊은 곳부터 휘감고 올라오는 암세포가 가져다주는 통증을 체감하기 전에 이상 정황을 감지했다. 지독한 암세포는 어딘가 더 남아있겠지만 몸 전체가 잠식되기 전에 도려낼 기회를 얻었다. 금융당국은 라임, 옵티머스, 젠투, 디스커버리까지 전이되는 암세포를 보며 섣부른 규제 완화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느꼈을 테다.

 

남은 것은 치료와 재발 방지다. 잔존암 제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재발은 필연적으로 다시 찾아온다. 예견된 참극을 반복해선 안 된다. 금융당국의 반성과 역량을 총동원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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