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라는 말을 들어본 지가 오래되었다. 마을은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을 이르는 말이었다. 사람이 시골에는 줄어들고 도시로 몰리면서 여러 부분에서 도시화가 빨리 진행하고 있다. 공간도 생활도 문화도 도시 위주로 바뀌면서 마을은 자연스럽게 잊히는 중이다.
나이가 많은 기성세대들은 대부분 어려서 마을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 마을 사람을 보면 이름은 몰라도 누구네 집 아들이고 딸인지는 알고 있었다. 조금 과장해서 하는 말로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고 살았다. 말하는 그대로 너나들이의 열린 공간이었다.
요즘 많이 들리는 말이 열린 마음이고 열린 소통이다. 기성세대가 살았던 마을은 열렸다는 말의 상징이라고 할 만하다. 도시화가 빨라진 이 시대에 아무리 열린 마음과 소통을 외친다고 한들 예전 마을에서 보았던 만큼의 열림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신세대는 마을의 문화와 전혀 다르게 살아간다. 주로 도시에 살고 익명 속에서 산다. 아파트 한 동에는 옛날 마을 하나보다 더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간섭도 받지 않으니 살기는 편한 형태이다. 옛날의 마을과 요즘의 아파트 중에서 어떤 게 좋다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저 다른 형태로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편리하기는 하지만 때때로 막힌다는 느낌인데 마을의 삶을 경험했던 세대들은 특히 그럴 것이다. 그래서 그 중간 단계의 거주 형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서로 간섭하지는 않아도 얼굴 보면 인사를 나누고 누군가 힘든 일이 있으면 조금씩 부축해주는 그런 형태 말이다.
건조함 속에서 조금은 촉촉해지는 작은 커뮤니티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티끌 같은 관심을 나누다 보면 우리 마을의 정감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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