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우 상한가, 이달 초보다 153% 뛰어
테마주 성격 짙어… "사실상 투기 자본"
증시가 횡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우선주 폭탄돌리기'가 현대건설로 향했다. 삼성중공우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끝으로 2거래일 연속 폭락하며 우선주 상한가 행진이 끝자락에 접어드는 듯 보였으나 불길이 옮겨간 것. 우선주가 이젠 본래 목적을 잃고 투기적 성격이 짙어진 테마주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현대건설우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6만2500원(29.90%) 오른 2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무려 153.73% 뛰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 시중 유동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아직 남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신 그만큼 상당한 위험성를 안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을 떠난 우선주 폭탄을 현대건설이 쥐게 된 셈이다.
현대건설우의 폭등은 전날 들려온 수주 소식이 결정적이었다. 현대건설 지난 21일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 2차 결선에서 경쟁사인 대림산업을 누르고 시공권을 따냈다. 총사업비 약 7조원, 예정 공사비만 1조888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
지난 주 상한가를 반복했던 우선주는 폭락이 이어졌다. 이날 삼성중공우는 전일보다 14만2500(24.07%)원 떨어진 44만9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한화우(-29.94%)와 일양약품우(-29.76%)도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등락률이 100%가 넘었던 종목들이다. 이 외에 두산2우B(-21.76%), 한화투자증권우(-17.11%), JW중외제약우(-12.20%), 남양유업우(-12.15%) 등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우려했던 폭탄이 터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폭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가파르게 오른 만큼 해당 종목들의 추락이 계속될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지금도 말이 되지 않는 가격"이라며 "하한가 2~3번 이상 더 겪어야 정상화 단계로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우선주의 강세는 합리적으로 해석됐다. 지난 세 달간 오를 대로 오른 보통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더뎠던 우선주에 갈 곳 잃은 증시 자금이 향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과 대북 이슈,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대내외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오를 대로 오른 코스피에 대한 부담이 우선주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상황은 달라졌다. 그랬던 우선주가 이젠 상승 이유를 잃은 '테마주'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9월까지 예정된 공매도 금지 조치도 우선주 열풍을 불러일으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의 우선주 열풍은 사실상 테마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며 "공매도 금지로 주가가 정상화되는 것이 제한되다 보니 비이성적인 상한가 행진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만일 배당 수익을 기대한다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현금배당을 하지 않는 종목이 대부분일뿐더러 배당 수익률도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황 연구위원은 "우선주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대개 5%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경우 그마저도 되지 않았다"며 "겨우 5% 정도로 많게는 수 천 배 급등한 지금의 우선주 상황을 설명할 순 없다"고 했다.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우선주는 대개 얼마 못 가 급락한다는 것을 복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우선주 투자를 고민한다면 최근 급등한 우선주에서도 알 수 있듯 대부분 끝이 안 좋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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