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75곳 중 33곳 한 달 만에 '지폐주'로
-삼성전자가 8%인데 씨아이테크 276%
1주당 1000원 미만인 종목을 일컫는 '동전주(株)'들이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폭락장이 연출되자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코스피 시장 우량주로 몰려갔다. 하지만 투자 대비 더 큰 수익을 나타낸 것은 오히려 바닥을 기고 있던 동전주였다.
2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913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지수가 연 최저점(1439.43)을 기록했던 지난달 19일 동전주 신세였던 77개 종목의 전날까지 평균 주가 상승률은 34.8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0.08%)을 웃도는 수치다. 이미 바닥을 기록해 더 떨어질 데가 없던 상황에서 큰 변동성은 저가 종목들의 수익률을 큰 폭으로 끌어 올렸다.
투자 대비 수익률만 따지면 우량주보다 낫다. 23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위 기간 평균 22.93% 상승했다. '동학삼전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한동안 대량 매수 열풍이 불었던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상승률은 8.00%였다.
그 결과 동전주 77종목 중 33곳(42.85%)이 현재 지폐주로 '승급'하는 데 성공했다. 주가 하락을 보인 곳은 전체 동전주 중 6% 수준인 단 5곳에 불과했다. 거래정지 상태인 키위미디어그룹과 웅진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70곳은 모두 주가가 올랐다. 수치상으로 저점 당시 동전주 10곳을 분할 매수 했다면 9곳에서 수익을 볼 수 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곳은 소프트웨어 업체 씨아이테크였다. 지난달 19일 295원에서 이달 22일 1110원에 거래를 마치며 무려 276.27% 뛰어올랐다. 페이퍼코리아(183.41%), YG플러스(82.26%), 한화생명(77.84%), 윌비스(73.56%) 등이 뒤를 이었다. 50% 이상 상승한 곳은 11곳에 달했다. 거래정지 상태 2곳을 뺀 75곳 중 절반이 넘는 38곳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넘었다.
하지만 워낙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 보니 거래대금은 많지 않다. 총 거래대금은 77개 종목을 모두 합쳐봤자 4조995억원이 전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만 34조8279억원 어치의 자금이 쏠린 것을 생각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폭락장 당시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주에 대한 경계 심리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동전주를 비롯한 시총 하위 종목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보통 증권사 연구원들이 분석하는 종목은 많아야 200개 미만이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시총 2000억원 이하 중소형 종목들을 분석하는 스몰캡팀이 따로 존재하지만 동전주들은 그중에서도 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다.
주식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은 "씨아이테크와 수성, 하이트론 등 동전주로 재미를 봤다"면서도 "자료가 없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며 자조 섞인 농담을 던졌다.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단순히 투자 대비수익률이 높다고 무작정 동전주에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등장이라고 해서 동전주 수익률이 높을 것이란 근거는 없다"면서 "동전주가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와있는 분기, 감사보고서 등을 잘 살펴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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