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단기 차익 노린 경영…인위적 구조조정 가능성↑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사모펀드가 대거 뛰어들면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기 차익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성과 위주 경영은 물론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푸르덴셜생명 매각은 지난달 19일 본입찰이 진행된 이후 2주가 넘도록 우선협상 대상자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가격 경쟁만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 측은 빠르면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 입찰에는 총 5곳이 참여했다. 전략적투자자(SI)로는 KB금융지주와 대만 푸본생명이, 재무적투자자(FI)로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이다.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모펀드가 세 곳이나 뛰어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앞서 금융소비자연맹은 금융정의연대, 금융소비자네트워크, 소비자와함께,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등과 함께 '사모펀드 보험사 인수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사모펀드가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성명서을 통해 "보험사는 일반 기업과는 다르게 자산관리가 중요한 회사"라며 "보험 계약자의 생애 전기간 유지되는 계약자 자산을 관리하는 것을 업으로 하기 때문에 단기 차익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국민 삶의 미래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명보험사의 자산은 최소 10년 이상, 길게는 종신까지 이르는 초장기 계약자의 자산으로 형성돼 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인수 목적이 실질적인 경영이 아니라 재매각을 통한 이익 극대화라는 점에서 결국 단기 경영성과에 치중하게 되고, 불공정 경쟁 유발이나 시장 교란, 자산 부실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은 은행법에 의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 자본이 지분을 4%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반면 은행보다 더 장기적인 계약자 자산을 관리하는 생명보험사는 법적 제한이 없어 사모펀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업에 사모펀드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며, 금융위원회에서는 대주주 적격심사에서 먹튀 자본인 사모펀드를 배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성과 극대화를 위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정 사모펀드의 경업금지 이슈도 사모펀드의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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