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을 덮쳤다. 더욱이 1년에 한 번 있는 선물 옵션 만기까지 겹쳐 주가의 변동성도 컸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 증시도 급락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73.94포인트(3.87%) 추락한 1834.33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지수가 5% 넘게 빠지며 1810선이 깨지기도 했고, 9년 만에 처음으로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지난 2011년 10월 4일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엿새째 순매도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361억원, 285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 매도세(8952억원)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총 상위 종목들도 모조리 내렸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사 중 한진칼을 제외하곤 모두 마이너스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장 중 5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하락은 전날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이면서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4.41% 폭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1.47%, 3.6% 급락했다.
특히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5.86%),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4.89%), 나스닥지수(-4.70%)가 모두 하락하며 글로벌 증시의 급락을 예고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52주 최고가 대비 20.3% 하락, 추세적인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bear market)에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진입했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항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글로벌 IB들도 우려를 나타내는 수치를 발표하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CNN 방송이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가 최저치 0에 접근했고 미국 씨티그룹이 제공하는 '거시위험지표'(Macro Risk Index)도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5년 유럽 재정위기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는 시장의 공포심리가 극단에 달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가 불안이 증시 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1.64달러) 내린 32.9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도 3.84%(1.43달러) 하락한 35.79달러에 마감했다. 감산이 논의되야 하는 상황 속에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4월부터 증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주식시장에는 유가와 관련된 기업이나 지수가 굉장히 많다"면서 "미국 증시는 어느나라보다 유가에 민감할뿐더러 30달러 수준의 저유가는 현재 경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단을 1700선까지 열어놓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신용 위험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확산한다면 한국 시장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6%까지 떨어지고 코스피 1700선까지 하락도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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