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추 미래에셋대우 에쿼티파생본부장이 이직 후 첫 대표 상품을 내놨다. 변동성이 낮은 장에서 유용한 '정해진구간 ELB'다. 해당 상품은 금융투자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 받았다. 운용 스킬의 독창성 덕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독점적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을 통해 연금시장 독보적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 아울러 ELB의 흥행이 또다시 김 본부장을 '증권사 연봉킹'으로 만들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개발한 '정해진구간 ELB'에 대해 내달 6일까지 다른 증권사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해당 상품에 배타적 사용권을 5개월간 인정키로 했다.
금투협이 인정하는 배타적 사용권이란 새 금융상품·서비스가 독창성을 확보했을 경우 개발사의 선발주자 지위를 인정, 1~6개월간 단독 사용권을 주는 것을 뜻한다. 해당 기간 다른 금융투자사는 비슷한 상품을 개발·판매할 수 없다.
금투협이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한 것은 2년 6개월여 만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상품을 심사해 왔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이번에 내놓은 ELB 상품 구조는 독창성을 인정할 만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정해진구간 ELB는 발행시점 최초기준가를 매월 리셋해 수익구간을 이동시키는 구조로, 매월 특정일 기초자산 종가가 전월 대비 정해진 구간 내에 있으면 매월 쿠폰을 적립하고 만기에 그 누적된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복수의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를 중심으로 얼마나 벗어났는지 체크하는 상품은 있었으나 매월 평가일 종가가 구간 내에 있을 때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는 없었다.
미래에셋대우는 해당 상품을 퇴직연금 시장에서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3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누적 연금자산 규모가 9조2990억원으로 5개 초대형 증권사 중 1위지만 전체 증권사 중에서는 현대차증권(11조8210억원) 다음이다. 최근 1년 수익률 역시 DC(확정기여형)형에서는 수익률 1위지만 DB(확정급여형)형은 삼성증권 다음이다. 이번 ELB를 통해 연금자산은 물론 수익률에서도 독보적 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미래에셋대우 김경호 에쿼티파생팀장은 "정해진 구간 ELB는 연금자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라면서 "1년 만기로 꾸준히 누적 수익률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미래에셋대우는 해당 운용구조를 바탕으로 꾸준히 기초자산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우선은 KOSPI200이 되겠지만 종목별 구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파생상품 설계의 귀재'로 불리는 김 본부장의 능력이 또 한 번 증명될 수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김 본부장은 한국투자증권 재직 당시 개발한 양매도 ETN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아 화제가 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연추 미래에셋대우 본부장은 올 상반기 보수로 15억1900만원을 받았다. 상여를 포함하지 않은 100% 급여분이다.
이번 상품 역시 저변동성에 베팅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인 만큼 ELB의 흥행이 이어질 경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연봉을 압도했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미래에셋대우로 가면서 높은 연봉은 물론 확실한 인센티브를 약속받고 간 것으로 알려진다"면서 "이번 ELB가 대박 나면 그가 또다시 최고 연봉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