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담배업계 "무관하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중증 폐질환 등을 유발하는 주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인체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고,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원인 물질로 지목된 성분이 국내 판매 제품에 포함돼있지 않다며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것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 질환 환자가 530명이고, 이 중 사망자는 8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10대 청소년이 같은 병에 걸리는 등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 FDA는 지난 11일 청소년층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공중보건상의 위협'을 이유로 판매 금지 대책을 발표했다. 가향 전자담배는 담배에 과일·박하향 등을 첨가한 제품이다. 유럽에서는 중독성 등을 이유로 액상형 전자담배에 박하향 등을 첨가한 액상 등의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 미시간주와 뉴욕주 등은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대형마트 월마트는 매장과 자회사인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전자담배와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0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중증 폐 질환의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중증 폐질환을 발생시킨 물질은 대마 유래성분인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으로 추정된다. 가향이 없고 니코틴만 함유된 액상을 피우고도 발병한 사례 대부분이 THC와 니코틴을 혼합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THC가 중증 폐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 중인 업체들은 국내 시장 규제상 대마 성분인 THC가 함유된 액상을 유통할 수 없는 만큼, 국내 시판 제품들은 중증 폐질환 발병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쥴 랩스 코리아 관계자는 "가향형 제품을 포함해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팟(카트리지)' 또한 해당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제품이다"고 전했다.
KT&G 관계자는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중증 폐질환 등을 유발한 주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논란이있었다"며 "중증 폐질환을 발생시킨 물질은 대마 유래성분인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이지만 국내에서는 유통이 불가한 물질이라 릴 베이퍼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는 액상 니코틴이 아니라 토바코 스틱을 가열하는 형태의 궐련형 전자담배"라며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호흡기질환, 이로 인해 복지부가 발표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제 권고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에 대한 중증 폐질환 관련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함과 함께, 국내 유통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을 분석하는 등 인체 유해성 연구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