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TR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문경석 패시브운용본부 상무가 상품설명을 하고 있다./삼성자산운용
국내에 상장지수펀드(ETF)를 처음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한 삼성자산운용이 올해엔 타깃 리스크 펀드(Target Risk Fund·TRF)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이 역시 국내 자산운용사로는 처음 선보이는 상품이다.
◆ 국내 최초 글로벌 주식+국내 채권 TRF
삼성자산운용은 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KODEX TRF7030, KODEX TRF5050, KODEX TRF3070 등 KODEX TRF 3종 상장을 기념해 설명회를 진행했다. TRF는 타깃 리스크 펀드의 약자로 투자자 위험성향별 맞춤형 상품을 말한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성향을 고려해 글로벌 주식, 채권을 활용한 효율적인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TRF 뒤에 붙은 숫자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뜻한다. KODEX TRF7030은 글로벌 선진국 주식 70%, 국내 채권에 30% 투자하는 식이다. 위험성향이 높은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KODEX TRF3070은 글로벌 선진국 주식 30%, 국내 채권에 70% 투자하며 변동성은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시중금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식부문은 KODEX 선진국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 World)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한다. 전세계 23개 선진국 대형주와 중형주 1600여개 종목으로 구성된 글로벌 선진국 지수 수익률을 추적하는 것이다. 채권부문은 국내 채권시장을 대표하는 KAP한국종합채권FOCUS 지수를 추적하기 위해 AA- 이상의 우량채권에 분산 투자한다.
각 상품이 추적하는 기초지수는 데일리 리밸런싱(Daily Rebalancing)을 통해 자산비중을 고정한다. 예를 들어 KODEX TRF7030은 상승한 자산을 매도하고 하락한 자산을 매수함으로써 주식 70%, 채권 30% 투자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시장등락에 의한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 "이기는 투자, 증명할까?"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2년 국내에 ETF를 처음 소개한 자산운용사다. 현재 50조원에 달하는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 ETF의 점유율은 51.0%다.
올해는 TRF로 '이기는 투자'라는 회사의 슬로건을 증명하겠다는 의지다. 문경석 패시브운용본부 상무는 "삼성자산운용의 슬로건에는 목적어가 빠져있다. 바로 '변동성'이다. 다른 말로 치환하면 리스크라고 볼 수 있는데 TRF는 리스크를 이겨낼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실제 TRF 지수 3종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국내외 시장대비 장기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했고, 시장 하락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 2014년, 2018년 글로벌시장 침체기에도 TRF 지수는 MSCI World 인덱스와 KOSPI보다 나은 수익률을 보인다. 특히 TRF3070 지수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원금손실 없이 수익이 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 비결은 국내 최초로 글로벌 주식과 국내 채권을 혼합한 상품이란 점에 있고, 선진국 통화 오픈을 통해 리스크를 상쇄하는 자산배분 전략 덕분이다.
문 상무는 "글로벌 주식은 리스크를 지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가장 잘 나오는 주식이다. 그리고 글로벌 주식 투자시 환헷지를 하지 않는다. 이것은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으로 글로벌 위기 국면에는 선진국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 주식이 하락해도 통화 강세가 수익률을 상쇄하면서 하방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채권이 아닌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해외 채권 투자 시 환을 오픈하면 채권 투자가 아니라 환 투자다. 그렇다고 환헷지 전략을 쓰면 헷지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KODEX TRF 3종은 공격적 투자로 고수익을 추구하기 보다 글로벌 분산투자로 장기 안정적인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본인 위험성향을 고려해 자산의 투자비중을 결정하는 등 투자자들이 가장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시리즈로 만든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