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 레지던스’ 의 로비 투시도. (㈜엘시티PFV 제공)
특급호텔이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직접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브랜드 레지던스(Branded Residence)’가 자산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부동산 상품이 되고 있다.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제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주택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는 가라앉은 상태이지만, 부동산 자체는 자산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1순위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레지던스는 법적 용도가 주택이 아닌 생활숙박시설로 분류되므로, 아파트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및 종부세 관련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더 자유롭다. 또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외국인이나 법인 명의로도 청약이 가능하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제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등으로 인해 레지던스와 같은 틈새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변에 공사 중인 엘시티의 101층 랜드마크타워 22~94층에 들어서는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같은 타워 3~19층에 들어서는 롯데호텔의 6성급 시그니엘 호텔이 직접 관리와 운영을 맡는다. 2019년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몇 세대 남지 않은 분양물량에 대해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 졌다.
시그니엘 호텔은 발렛 파킹, 리무진 서비스, 하우스 키핑, 방문셰프 등 다양한 특급호텔 서비스와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 워터파크 및 스파 등 엘시티 내의 다양한 레저·휴양시설 이용 시 입주민 혜택도 받는다.
고급 아파트처럼 느껴지는 효율적인 평면설계로 레지던스 호텔임에도 전용률이 68%에 달한다. 발코니 서비스면적까지 합하면 실사용 면적이 상당히 넓게 나온다고 한다. 독일산 주방가구 및 빌트인 가전, 프랑스산 가구, 전 침실 6성급 호텔 수준의 침구류에서 각종 생활집기까지 기본 제공되는 풀 퍼니시드(Full-furnished) 인테리어를 적용한다. 몸만 들어와 살아도 될 정도로 인테리어에까지 서비스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공급면적 기준 166~300㎡, 11개 타입 총 561실과 부대시설로 구성되며, 분양가는 3.3㎡당 평균 3,100만원대로 서울 잠실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1/3 수준이다. 11개 타입 중 7개 타입은 이미 분양이 완료되었고, 나머지 4개 타입 중 2개 타입도 곧 마감될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레지던스는 이미 해외에서는 슈퍼리치의 주거문화로 통한다. 류현진 선수가 거주해서 화제가 된 LA의 리츠칼튼 레지던스, 세계 최고층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의 알마니 레지던스, 세계 최고가 레지던스인 뉴욕 맨해튼의 원57 레지던스 등이 그 예다.
국내에서도 고급주택의 트렌드가 ‘고급 빌라’에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거쳐 최고급 주거형 호텔인 ‘브랜드 레지던스’로까지 발전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특급호텔의 서비스를 내 집에서 받을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고급 아파트와 다름없는 공간 설계와 부대시설이 조화된 새로운 주거문화라는 점이 안목 높은 자산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의 초고층 건물에 들어선 ‘브랜드 레지던스’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엘시티 더 레지던스’ 외에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시그니엘 레지던스’, 대구 동대구역 인근 ‘메리어트 레지던스’가 대표적이다.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부터 크게 확산된 이래 지금은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자산가들의 주거문화로 자리매김한 브랜드 레지던스. 국내에서도 앞으로 더욱 많은 브랜드가 참여하여 다양한 개성으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