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이란 국민 소득 통계상의 용어로 개인 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가처분소득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의 실질적인 경제 여력이 줄었다는 뜻이다.
고용 한파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 가계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50대가 가구주인 가계의 명목 월평균 가처분소득(전국·2인 이상)은 412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만2000원(2.4%) 줄었다.
50대는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 연령층으로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도 일부 포함돼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지난해 50대 인구 비중은 16.6%를 기록, 40대(16.4%)를 넘어섰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상반기 3% 내외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3분기 제자리걸음(0.0%)에 이어 4분기에는 2013년 4분기(-0.5%)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0세 이상 가구주와 4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각각 8.0%, 6.3% 늘었다. 39세 이하 가구주 가계는 사실상 제자리걸음(-0.1%) 했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에는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계속된 고용 부진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50대 가구주 가계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소폭(-0.1%) 줄면서 2013년 4분기(-0.7%)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근로소득이 주춤하면서 전체 소득 증가 폭은 2017년 2분기(0.5%) 이후 가장 작은 1.3%에 그쳤다.
반면, 50대 가구주 가계의 비소비지출은 125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6만8000원(15.5%)이 늘었다.
이중 이자 비용은 4만1000원(48.2%)이나 늘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경상조세도 7만2000원(42.2%) 늘었다. 전체 가구 평균 이자·경상조세 증가율은 24.1%, 29.4%로 50대 가구주 가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가 급격히 팽창한 상황에서 지난해 금리까지 오르면서 50대 가구주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50대 가구주 가계의 평균 금융부채는 9104만원으로 40대(997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금융대출 중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중은 50대(15.4%)가 40대(13.9%)보다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