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3.1운동 100주년,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계 공동 선언문
3.1운동 100주년 맞이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계 공동 선언
지난 100년 동안 우리 교육은 독립운동의 역사이자,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이며, 세계인이 부러워할 만큼 최단기간에 잘 사는 나라를 만든 국민의 역사이다. 일제식민지와 전쟁의 폐허, 그리고 분단국가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우리 국민의 저력이며, 그 힘의 원천은 바로 교육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하게 성장하며 굳어진 우리 교육은 중앙집중적 권력의 과도한 하향식 개입, 교육의 시장화와 사적 영역화를 비롯하여 지나친 경쟁주의, 획일적 서열화와 학벌주의 심화, 계층 간 지역 간 불균형 등의 문제를 안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불신과 갈등이 자못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초지능화, 자동화, 가상화, 초연결 등의 흐름 속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인구절벽이라 불릴만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편으로 우리 앞에 남북평화의 시대가 열리며,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의 평화와 번영은 동심원이 되어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과거 민주화와 산업화에 기여했던 우리 교육의 저력을 계승하고, 국민의 독창적 역량을 고양하는 교육을 새롭게 세울 절호의 기회이다. 획일적 서열화와 과잉 경쟁을 지속시키는 산업사회의 교육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미래교육체제를 수립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절실한 개혁 과제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세계 속의 교육 강국, 사람과 사람-세계와 세계를 화해와 평화로 잇는 대한민국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이에 걸맞은 교육체제를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100년 전 우리 선열들은 이미 3.1독립선언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에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인격을 발달시키고 우리 가여운 자녀에게 고통스러운 유산 대신 완전한 행복을 주려면, 우리에게 가장 급한 일은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의 잘못을 바로잡기에도 급해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도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우리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세계에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
100년 전 선열들의 외침은 지금도 살아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간 교육정책의 결정과 추진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교원,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했다. 그러나 이제는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시민과 교육당사자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교육의 방향과 비전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미래교육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바야흐로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평화의 시대를 맞으며, 오늘 우리는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100년,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함께 힘을 모을 것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3.1운동을 계승한 우리 헌법 제31조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은 권리를 가진다.'를 실현하고, 모든 학습자가 자주적 생활능력을 함양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며, 삶 속에서 자기실현을 잘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체제 수립을 위해 다 같이 협력한다.
하나, 우리는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쳐 희망찬 내일을 만들어 갈 미래교육의 비전과 체제를 수립하고, 평화시대에 걸맞은 공존의 교육을 위해 다 같이 협력한다.
하나, 우리는 정권차원을 넘어서 시민사회와 교육자치의 바탕위에 협력과 협치를 통해 미래교육체제를 구현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를 위해 다 같이 협력한다.
2019년 2월 28일
국회 교육희망포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서울학생참여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혁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