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신규인가 위한 프리젠테이션 열려…10년만의 신규 부동산신탁사 눈길
10년 만에 신규 지정되는 부동산신탁업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부동산신탁업을 품기 위한 금융투자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내달 초 신규 인가되는 3개 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1~2일 양일에 걸쳐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이하 외평위) 대상 프레젠테이션이 열린다.
지난해 인가 신청한 ▲신영자산신탁 ▲제이원부동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연합자산신탁 ▲큐로자산신탁 ▲에이엠자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부산부동산신탁 ▲NH농협부동산신탁 ▲바른자산신탁 ▲대한자산신탁 ▲더조은자산신탁 등 12개사가 참여한다.
신규 부동산신탁사가 나오는 건 10년 만이다. 지난 1991년에 도입된 이후 11곳이 인가됐고, 2009년부터는 새롭게 인가받은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빗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풀렸다. 금융위원회가 작년 7월 부동산신탁업의 경쟁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현재 부동산신탁업의 경쟁도가 낮다고 판단하고 같은 해 10월 신규인가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부동산신탁업에 눈독을 들이던 금융지주회사와 증권사들이 줄줄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동산신탁업은 시공을 제외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부동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지난 2016년부터는 부동산신탁사가 재개발·재건축을 직접 시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증권·금융업계에선 부동산신탁업이 주 수익원을 뒷받침할 부가수익원으로 톡톡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기존 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의 수익성이 높아진 것도 신규 인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연간순이익은 2017년 기준 5046억원으로 전년(3933억원) 대비 28.5% 증가했다. 2013년(1223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순익이 4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신탁사의 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17.6% 증가한 2853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기준 부동산신탁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7%로 금융지주의 평균(5~10%대)에 비해 최고 4배 이상 높다.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 심사항목별 배점./금융위원회
신규 인가는 외평위 심사를 거쳐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된다. 리스크관리, 정보기술, 법률, 회계 등 분야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평위가 심사를 맡아 경쟁력을 갖춘 3곳을 추가 인가할 예정이다.
심사항목별 배점은 총 1000점 만점이다. 항목별로 사업계획 부문이 400점으로 점수가 가장 높다. 이어 대주주 적합성 200점, 이해상충 방지 체계 150점, 인력·물적 설비 150점, 자기자본 100점 등으로 구성됐다.
업계에선 이번 사업자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자본력'을 꼽는다. 심사항목 중 배점이 가장 낮지만, 초기 시장 진입 시 적지 않은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재무안정성이 중요한 척도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자본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곳은 NH농협부동산신탁, 대신부동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등이다.
NH농협부동산신탁은 대형 빌딩매매 주관을 비롯해 서울스퀘어, 강남N타워 등 랜드마크 부동산 투자에 참여했다. 대신부동산신탁은 에프앤아이 등 부동산 전문 계열사를 보유하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해외투자, 나인원한남 등 부동산직접개발 등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투부동산신탁은 벨기에·스페인 해외투자와 부동산펀드 판매 등으로 부동산 사업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대주주 적합성'도 금융회사 인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자본시장법상 최대주주가 금융당국 등에서 제재를 받은 사실이 있을 경우 인가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주주 적합성 문제로 인수절차가 지연되거나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사례가 다수 있다.
가장 배점이 높은 '사업계획'도 눈여겨봐야 한다. 금융당국이 '혁신성과 확장성'을 강조한 만큼 비전 있는 사업계획을 제시하는 것도 향후 인가 여부에 결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사업자 선정 결과는 늦어도 3월 중순에 나올 전망이다. 예비인가를 받은 3곳의 신규업체들이 본인가를 신청하면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