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전경과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각사
MG손해보험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MG손보 노동조합이 임금인상과 회사정상화를 요구하며 2차 파업에 나선 상황에서 사실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추가 자본확충 등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MG손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요구를 받아 다음 달 7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증자 등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미 한차례 불승인된 바 있어 이번에도 경영개선이 어려울 경우 강제 매각 절차를 밟게 될 위기에 놓였다.
25일 MG손보 노조는 2차 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19일 노조는 김동주 MG손보 대표의 사퇴와 임금인상,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며 22일까지 1차 파업에 나선 바 있다.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장은 "지부가 투쟁을 하고 있는 이유는 노사 간 단체교섭에서의 이견 차이 때문"이라며 "임금 문제를 떠나 향후 경영정상화의 문제, 외부 자본이 들어왔을 때 직원들의 생존권과 고용안정의 문제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만년 적자에 시달려온 MG손보는 최근 2년간 흑자를 기록하며 경영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노사 갈등으로 파업사태까지 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017년 50억원대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MG손보는 2018년에도 약 1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다. 경영난으로 인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86.51%까지 떨어져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2단계인 경영개선요구를 받은 이후 RBC비율도 100%를 넘어섰다.
그러나 MG손보는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지급여력비율(RBC) 150% 이상을 맞추기 위해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쟁점은 새마을금고가 MG손보 증자에 나서느냐 여부다.
새마을금고는 MG손보의 사실상 대주주다. MG손보의 1대 주주는 지분 93.93%를 보유한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다. 나머지 지분 6.07%는 새마을금고가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새마을금고를 실질적인 대주주로 보는 것은 자베즈펀드의 최대주주가 90%이상의 자금을 댄 새마을금고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새마을금고는 MG손보와 관련해 '재무적 투자자'일 뿐이라며 MG손보 증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MG손보는 지난해 5월 금융위로부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은 후 외부 투자유치와 10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 방안 등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증자작업이 지연되자 금융위는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렸다.
이후 지난 1월 금융위에 경영개선안을 제출했지만 불승인 조치를 받았다. 다음 달 7일까지 구체적인 자본확충 방안이 담긴 이행계획서를 금융위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새마을금고가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지난해 3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부임한 이후 MG손보 출자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박 회장은 신종백 전 회장이 MG손보 인수 당시 크게 반대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말 열린 노조와의 회동에서도 박 회장은 "알맹이 없는 만남"이라고 평가하며 "(노조와 대화에서) 특별한 얘기는 없었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MG손보가 강제 매각 단계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경영개선'요구' 단계에서 경영개선이 어려울 경우 '명령' 단계로 가게되는데, 이 경우 사실상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노조 리스크가 있지만 MG손보가 강제 매각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새마을금고가 증자에 나설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