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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

교보생명, IPO 추진…시간 번 신창재 회장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사옥. /교보생명



- FI '달래기', '시간끌기'라는 해석도…패스트트랙 적용 가능성 높아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경우 이는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6번째, '빅3' 생보사 가운데서는 삼성·한화생명 이후 마지막 상장이다.

교보생명이 밝힌 상장 배경은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한 자본확충이다. 수 조 원의 자본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교보생명이 IPO 추진을 결정한 이면에는 재무적투자자(FI)에게 풋옵션(지분을 일정한 가격에 되팔 권리)을 주면서 FI를 달래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11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자본확충을 위한 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이사회에서 IPO를 포함한 증자를 검토하기로 결정한 뒤 이달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새롭게 도입되는 IFRS17, 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자본확충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라며 "새로운 제도 변화에 대비하려면 수 조 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현재 총자산 107조원이 넘고 지난 9월 기준 RBC(지급여력비율)는 292%(기준치 100%)에 이르지만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과 이에 맞춰 보험금 지급 능력을 새로 평가하는 K-ICS가 도입될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자본을 쌓아둬야 한다.

그동안 교보생명은 매년 약 5000억원을 내부유보로 쌓아왔다. 지난해 7월에는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발행했다. 지난 7월 이사회에서 증자 추진을 공식화한 뒤 8월에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NH투자증권 두 곳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준비해 왔다.

◆ FI들 풋옵션 행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교보생명

이번 IPO 추진 결정을 놓고 FI '달래기'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현재 교보생명은 지난달 말 FI들이 보유한 지분 24%에 대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앞서 2012년 FI들은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사면서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지분을 되사도록 하는 풋옵션을 받았다. 그런데 약속한 시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FI는 보고서에서 지분 24%의 가치로 약 2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교보생명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합쳐 6월 말 기준 36.91%(신 회장 지분 33.8%)로 주식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이 가능하지만 비상장 주식이라 매각이 쉽지 않다. 교보생명 주식(33.78%)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이 유일하지만 2조원에 달하는 돈을 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 회장이 풋옵션을 이행해야 하는 '데드라인'은 평가보고서 제출 한 달 뒤인 이달 말이다. FI들이 풋옵션을 강행하고 신 회장이 2조원을 주고 지분을 되사오지 않으면 계약에 따라 신 회장은 법적으로 채무 불이행 상태가 된다. 중재판정을 통해 FI의 승리로 나올 경우 FI들은 신 회장의 지분이나 재산을 압류해 처분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경영권이 제3자에게 매각돼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 패스트트랙 적용받으면 2달 내에도 상장 가능?

일각에서는 '시간끌기'라는 시각도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4년 도입된 대형우량기업 상장심사 간소화 절차(패스트트랙)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트랙을 통해 상장 절차를 밟으면 상장 심사 기간이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로 대폭 줄어든다. 패스트트랙 요건은 ▲자기자본 4000억원 ▲매출액 7000억원 ▲당기순이익 300억원 등으로 3가지 요건에 부합해야만 한다. 교보생명은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대형 보험사다.

당장 한국거래소에 IPO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을 경우 빠르면 두 달 안에도 상장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교보생명은 상장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잡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시간을 벌기 위해 IPO를 추진하려는 것일 수 있다"며 "교보생명은 규모가 커서 패스트트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데 진짜 상장할 생각이 있다면 상장 시기를 내년 하반기까지 잡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주관사를 추가로 선정하고 지정감사인 감사와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증자 규모는 K-ICS의 세부지침에 따라 유동적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의 IPO가 성사되면 생보사 중 상장사로는 동양생명, 한화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오렌지라이프에 이어 6번째다. '빅3'로 불리는 삼성·한화생명 중에는 마지막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PO는 자본확충은 물론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많아져 사회적 책임도 커진다는 의미"라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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