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해 죽음의 문턱 앞에 있는데도 가해자 측은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한 청원인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자는 "저는 사고 피해자 두 명의 친구입니다"며 "한 명은 죽음의 문 앞에, 한 명은 끔찍한 고통 속에 있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려대 정경학부에 진학해 로스쿨을 준비하던 아들을 잃은 부모에게 가해자 측과 동승자 모두 사과는 커녕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며 "한 가정을 무너뜨리고도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반인륜적인 태도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분노했다.
청원자는 또 "음주운전 초범의 경우 벌금형에 그치는 확률이 높고, 피해자가 숨지는 사고의 경우 징역 8개월에서 2년의 형량을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마저도 면허 취소와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72%이상이어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법이 가해자를 지켜주는 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해운대 음주사고는 지난달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만취한 운전자 A씨(26)가 몰던 BMW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있던 현역 군인 B씨(22‧상병)와 그 친구 C씨(21)를 친 뒤 주유소 담벼락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이 사고로 B씨는 15m를 날아 담벼락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머리부터 추락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C씨 역시 담벼락 아래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운전자 A씨와 동승자 D씨(26)는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34%였다.
경찰은 가해자인 A씨를 상대로 2차례 조사를 벌였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A씨도 사고 때 무릎과 다리를 심하게 다쳐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며 병원 치료 상황을 보고 구속영장 신청 시기를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주점에서 지인들과 보드카 2병과 위스키 등을 나눠 마시고 차량을 몰고 400m를 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금도 당시 사고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