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의 김경룡 내정자가 채용비리 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자 은행 내부에서 은행장 선임절차, 임원진 구성 등 내부추스리기 작업에 들어갔다./ 대구은행
채용비리로 홍역을 치룬 대구은행이 김경룡 내정자의 은행장 선임절차를 재개하는 등 경영안정화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대구지검 특수부는 대구은행이 경산시 금고 선정에 있어 담당 공무원의 아들을 특혜 채용한 혐의를 두고 김경룡 행장 내정자를 조사했다. 채용비리 논란이 거세지자 대구은행 이사회는 지난 4일 김 내정자를 은행장으로 선임 예정이었던 주주총회를 즉각 중단했다.
지난 20일 대구지검의 채용비리 수사 발표 결과, 김 내정자는 뇌물 사건에서 단순한 전달자에 불과할 뿐 최종 결정권은 당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에게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입건처리 되지 않았다.
김 내정자가 채용비리 혐의에서 벗어나면서 대구은행은 이사회를 소집해 주주총회의 일정를 다시 잡고 행장 선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26일 "이른 시일내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주총회를 열어 김경룡 내정자가 취임할 예정이다"라고 귀뜸했다.
대구은행은 김 내정자의 취임과 함께 조직내부의 사기 진작, 대구은행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 김태오 회장은 지난달 31일 취임식을 갖고, 1일 금감원을 방문해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의혹 등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를 수습하고 개선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영정상화 이행각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조직 및 인적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7월 그룹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첫 외부출신인 김 회장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그룹 개혁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새로운 인물과 조직문화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내부에서 인적쇄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지난 12일에는 DGB지주 상무급 이상 임원 30여명이 일괄적으로 사임서를 제출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난주 DGB금융지주는 지주사와 대구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임원후보군 공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임원 내부공모제는 대구은행에서 2급이상의 지점장이 지원할 수 있고, 서류전형에 80여명이 지원했으며 50여명이 면접전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내달 조직개편과 맞물려 비슷한 시기에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 인사도 확정될 것으로 본다"며 "인적 쇄신을 위해 채용상 투명성 확보와 후보군의 도덕성과 경영 전문성 등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