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거래량 증가세에 비해 공급량↓…임대료·시세차익 노린 투자수요↑
1980년대 이후 인기를 잃었던 단독주택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단독주택은 희소성이 높아 시세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고 주택 신축으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로 꾸준히 관심을 얻고 있다. 비슷한 디자인의 아파트 공동생활에서 벗어나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다.
◆거래량 증가율, 아파트 < 단독주택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거래량은 16만2674가구로 전년(15만1781가구) 대비 7.18%(1만892가구) 늘었다.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단독주택 거래량은 2012년 10만5727건, 2014년 13만1018건, 2016년 15만1781건으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올해도 이미 1~4개월 누적 5만1563건이 거래된 가운데, 블록형 단독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분양이 예정돼 있어 거래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 십 년째 붐을 일으키고 있는 아파트보다도 뚜렷한 증가세다. 최근 5년간 주택거래 상승률을 보면 단독주택이 112.30%로 아파트(111.93%)보다도 높다. 다세대주택(98.37%), 연립주택(92.10%), 다가구주택(29.16%)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훨씬 크다.
단독주택의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재건축·리모델링을 통해 임대를 하거나 단독주택 매입으로 토지를 확보해 부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개별주택 수는 31만5000호로 지난해보다 8946호 감소했다. 기존 단독주택을 허문 뒤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도시형생활주택(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을 지은 영향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단독주택은 2009년부터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변화가 가능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뀌는 과정을 거쳐왔다"라며 "소유자 자체의 원룸 개발 시대를 거쳐 주택업자가 매입해서 분양하는 형태가 있었고, 최근엔 사업자가 매입해서 회사 사옥형태로 개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희소성=몸값
희소성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주택정보포털에서 유형별 재고주택 현황을 보면 아파트의 재고주택 수는 매년 증가하는 반면 단독주택의 재고주택수는 줄고 있는 추세다. 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는 뜻이다.
전국의 재고주택 수는 지난 2000년 1095만9000가구에서 2016년 1699만2000가구로 55.1%(603만3000가구)로 크게 늘었다. 아파트의 재고주택 수는 2005년 6963가구, 2010년 8576가구, 2015년 9806가구, 2016년 1만30가구로 늘고 있다. 반면 단독주택의 재고주택 수는 같은 기간 4264가구, 4089가구, 3974가구, 3967가구로 줄어들고 있다.
연도별 표준단독주택가격 전국 변동률 현황./국토교통부
단독주택의 희소성이 높아질수록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단독주택의 평균가격은 3억6666만원으로 2013년 5월(2억9153만원)에 비해 25.8%(7513만원) 늘었다. 서울지역 단독주택의 평균 가격도 7억7479만원으로 5년 전(6억2534만원)에 비해 23.9%(1억4945만원) 증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표준 단독주택 가격도 올해 5.51%나 올라 2007년(6.02%) 이후 11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아파트 시장 침체 여파로 5월 전국 집값이 0.03% 떨어져 57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다. 올해 단독주택은 1월 0.18%, 2월 0.21%, 3월 0.21%, 4월 0.24%, 5월 0.26% 오르는 등 매달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같은 단독주택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단독주택은 용도의 다양성 측면에서 개발 기회가 많고, 주택 매물 10개 중 1개 있을까 말까 한 희소성이 있어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며 "그러나 아직 서울시 같은 경우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지역 등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 상승세)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