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사진 오른쪽)가 29일 오전 11시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9층 접견실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있다./박원순 캠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에 천주교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덕담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9층 접견실에서 염 추기경을 만나,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바티칸에서 열린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박 후보는 "천주교 수난·순교의 역사가 로마 교황청 대성당에 전시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러웠다"며 "추기경님이나 여러 신부님이 기도해 주셔서 요즘 남북관계가 이렇게 잘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진정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이 이 땅을 차지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모이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이날 대화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천주교의 역할도 논의됐다. 박 후보는 "남북관계가 이렇게 계속 발전하면, 천주교가 북한 선교도 하셔야 하고 더 평화의 땅으로 만들어주셔야 할 책임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세계대전에서 벗어나려 국제연합(UN)이 만들어지고 제일 먼저 한국동란이 일어나지 않았느냐"며 "세계의 가장 많은 군대와 나라가 참전했다. 세계에 빚을 졌을 뿐만 아니라 이제 평화를 위해서 진짜 한국이 공헌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그동안 추기경님께서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많은 기도를 해주시고, 아마 그 힘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성공의 배경"이라며 "앞으로 평화가 정착되고 확대되어가는 과정에서 추기경님의 역할과 기도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덕담했다.
염 추기경 역시 "그런(평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바로 우리 한국 사람들이고, 조선 사람들이고, 순교했던 분들이고 또 그런 분들이 서울에 살았다"며 "그래서 우리 한국인들의 인물상이 정말 자기를 내어주고 헌신하는 그런 인물상"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런 분들이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자랑스럽고, 그런 서울이기 때문에 세계를 위해서 우리가 헌신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5분 동안 이어진 두 사람의 대화는 비공개로 전환돼 약 30분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