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브랜드 유치 경쟁을 제한하기로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천국제공항과 4개 면세점 사업자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있는 면세점 상가.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정거래위원회가 브랜드 유치 경쟁을 제한하기로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천국제공항과 4개 면세점 사업자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는 17일 4개 면세점 사업자의 담합과 이를 부추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해 심사한 결과, 인정되는 사실만으로는 합의 및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무혐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내 호텔롯데, 롯데디에프글로벌, 호텔신라, 한국관광공사 등 4개 면세점 사업자는 2011년 한 사업자 매장에 입점한 브랜드를 다른 사업자 매장에 유치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런 합의를 끌어냈다는 혐의를 받았다.
사건은 2011년 9월 신라면세점이 세계 최초로 명품업체 루이뷔통 매장을 공항 면세점에 여는 과정에서 갈등이 벌어지며 시작됐다.
신라 측이 루이뷔통에 큰 수수료 혜택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샤넬과 구찌가 퇴점하겠다며 반발했다. 이 상황에서 구찌는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한 롯데로 옮겼고, 샤넬은 결국 철수했다.
이에 따라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와 나머지 면세점 사업자가 브랜드들의 '면세점 갈아타기'를 막으려는 확약서를 작성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에서 제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냈다.
확약서의 문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브랜드를 면세사업 기간 내에 재입점시키지 않는다'였다.
하지만 전원회의의 판단은 달랐다. 합의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고, 합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경쟁 제한성은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4개 사업자의 담합 혐의는 시장을 나눠 쪼개기 입점을 한 문제이나 확약서 내용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보기 어려웠다"면서 "확약서를 체결한 이후에도 상당수 브랜드는 2개 이상 면세점에 중복 입점하고, 특정 브랜드가 면세사업 기간 중 다른 면세점으로 이전하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확약서에 따라 소비자 판매가격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경쟁제한 효과가 없었다는 점도 무혐의 결정에 고려됐다.
전원회의는 향후 예방을 위해 구속력이 없는 '주의촉구' 결정을 내렸다.
경쟁 관계에 있는 면세점과 관리·감독권이 있는 인천공항공사가 사업활동을 제한하는 사항을 확약서로 만드는 행위는 담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