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2금고, 104년 독점 깨져…서울시 "신한이 구체적 대안 제시했다"
104년 독점이 깨졌다. 서울시금고 입찰 경쟁에서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을 제치고 1금고에 선정됐다. 신한은행은 신용도·이익률 등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32조원 규모의 금고를 따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을 선정했다. 2금고는 우리은행으로 지정했다.
이번 유치전에선 1915년부터 서울시금고를 단독으로 맡아 온 우리은행이 1금고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총공세를 펼치면서 시장의 예상을 뒤엎은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재무과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신용도, 은행 여신율, 총자산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 등(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객관적 공시자료가 좋았다"라며 "정량 평가에서 많이 우세했다"라고 1금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입찰 경쟁에서 가장 의지가 강했다는 평이 나온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평가 항목 중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부분인 서울시금고 출연금, 협력사업비 등에서도 거액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재무과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출연금, 협력사업비 부분에서도 우세했지만 그 부분은 영향이 적다"라며 "(서울시금고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고, 정성 평가에서도 잘 했다"라고 설명했다.
평가 항목 중 '전산시스템 보완관리 등 전산처리능력'에서는 104년 금고지기였던 우리은행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초 금융권에선 이 항목이 서울시 1금고의 당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신한은행이 총 평가에서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1금고인 신한은행이 일반·특별회계 기금인 31조8141억원을 관리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특정목적기금 2조2529억원을 맡는다.
한편, 서울시는 104년간 단독으로 금고 은행을 지정해 왔으나, 자금 관리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올해부터 복수 금고 체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신한·우리은행을 비롯해 KB국민·KEB하나·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 모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서울시금고를 맡게 되면 은행 이미지 제고는 물론이고 서울시 25개 구의 구금고도 유치할 가능성이 커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현재 서울시 구금고는 단수금고가 17개, 복수금고가 8개다.
차기 금고지기로 선정된 신한·우리은행은 내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금고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