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 비해 의약품의 유통기한·보관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비교적 적다. 이에 약업계는 유효기간이 지나거나 보관이 잘못된 약은 효과가 줄고 일부 약품은 변질로 인한 부작용도 초래된다고 지적한다. 또 약품형태나 종류마다 보관법과 유효기간이 달라 주의를 요하고 있다.
◆잘못 보관하면 '약효 감소'
의약품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자주 처방되는 시럽의 병이나 약 포지에 조제된 약에는 유통기한이 명시 돼 있지 않아 환자들은 약품의 유통기한에 주의하기는 쉽지 않다.
이정철 약사(울산 바른약국)는 3일 "습기와 공기를 잘 차단해 보관했더라도 3개월 이상은 복용하지 않는게 좋다"며 "조제된 약들이 약포지(포장지)로 둘러쌓여 있지만 공기가 내부로 침투돼 약이 산화 과정을 거치며 약효가 점점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아도 보관법이 잘못되면 약효가 감소된다.
임성용 약사(광주 종원종로약국)는 "약을 개봉을 하지 않거나 올바른 상태에서 보관을 하면 표기된 기간 내에서는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 다만 가혹한 환경에서 보관을 하거나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보관을 하게 되면 유통기한 이내에도 약물의 효과가 급격히 감소해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약사는 "약은 일단 개봉을 하게 되면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아도 공기에 접촉해 산화되거나 미생물에 노출, 빛에 의해 광분해 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효과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약품의 유통기한은 약의 주성분이 표시량의 90%에 이르는 기간을 말한다. 따라서 기한이 바로 지난 약이라면 약 성분의 90%가 아직은 유지되고 있어 약이 변질되지 않았다면 복용을 해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안약이나 비강 스프레이 연고처럼 변질 우려가 있는 약들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변질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냉동실 보관도 약효 낮춰
많은 사람들이 약국에 지은 조제약을 투약일수만큼 먹지 않아 남은 약을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
이 약사는 "의약품을 냉장보관을 할 때는 습도에 주의해야한다"며 "냉장고 자체가 습도가 높기도 하고 문을 열고 닫는 과정 또는 약을 꺼내고 넣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도차나 습도차로 인해 약이 산화 또는 변질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0도 이하의 환경에서도 일부 약품들은 비가역적으로 분해될수 있기 때문에 '2도~8도'를 권장한다.
◆약품 유통기한 가이드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일반인들의 안약 투여가 늘고 있다. 안약이 통에 들어 있는 경우 개봉하고 나서 1개월 사용을 권고한다. 물론 1회용 제품은 유통기한까지 써도 무방하다.
주로 영양제의 유효기간은 1년이다. 개봉하지 않으면 정해진 기간까지 보관·사용이 가능하다.
또 환자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조제된 알약의 보관기간은 2개월이다. 개봉되지 않은 상태에서 낱개포장된 제품은 유통기한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가루약의 경우 일반적으로 1개월 정도의 유효기간이 권장된다. 다만 약은 정제를 가루로 갈아버릴 경우에 습기에 민감하고 쉽게 변질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해당 약에 관해 복약상담을 받는것이 좋다.
또한 조제받은 시럽약의 보관 기간은 1개월이다. 아이들이 배탈 났을 때 먹는 포리부틴 같은 시럽 역시 조제 후 2주로 짧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