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거래가 재개되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효과를 얼마나 누릴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증권업계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소액 주주 증가로 지배구조 안정화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간의 거래정지를 거쳐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춰 변경 상장한다. 거래정지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종가(265만원)를 기준으로 시초가는 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거래 재개일인 4일 삼성전자 주가는 3만7100원~6만8900원 범위에서 움직이게 된다. 재상장 당일 가격제한폭(±30%)을 감안할 경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액면분할이 또 다른 주가상승 기회요인으로 분석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3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7만원을 제시했다. 역대 최고가(286만1000원)를 액면분할 후 주가로 산정하면 5만7000원이다. 액면분할에 상당히 높은 기대가 실렸다는 의미다.
우선 수급개선 기대감이다.
액면분할 후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000만주를 충분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의 일평균 거래량(25만주)을 크게 뛰어 넘는다는 얘기다.
김동원 KB증권 이사는 "과거 사례를 보면 실적 개선 구간에서 액면분할 할 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다"며 "삼성전자도 일평균 거래량이 1000만∼1500만주로 늘면서 유동성 증가에 따른 플러스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액면분할이 지배구조 관점에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액 투자자들의 매매가 증가하면서 소유 분산이 이전보다 개선될 수 있어서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그룹 내 지분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소유 분산이 이뤄지면 지배하는 회사에게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는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50%를 상회하는데 이번 액면분할 이후에는 국내 주주의 구성 비율이 오히려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국민주'로 거듭날 수도 있다는 기대심리는 커지고 있다.
개인은 지난달 20∼27일 6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세를 보이며 총 1조1441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1023억원, 127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개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매 점유율도 올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량 기준으로 16% 정도였던 개인 매매 점유율은 올해 들어 28% 이상으로 상승했고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주만 놓고 보면 34.96%에 달했다.
한편 단순 액면분할로는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실적 상승세를 증명해야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사업부문 이익 감소로 2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이를 고려하면 3분기가 돼야 전사 실적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상승세도 3분기에 가까워질수록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