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호재로 주식시장에도 장기 관점에서 훈풍이 예상된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 중 큰 상승세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달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및 북한 경제제재 해제'가 이뤄지면 국내 증시에 큰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5월 추정 코스피밴드를 2430~259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와 비슷한 2430~2580포인트를 제시했다. 5월에도 큰 폭의 하락은 물론 상승세도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KB증권 이은택 투자전략팀장은 "1,2차 남북정삼회담 당시에도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과 기관 수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남북정상회담 자체보다는 북미정상회담과 이후 대북 경제제재 해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남북경협 수혜주로 떠오른 건설, 철강금속 업종의 경우 차별화된 주가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지나치게 상승한 곳은 주가가 부담스런 수준이란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독일에서는 통일전 기대감으로 건설, 철강·금속, 공업 업종이 상승했으나 통일 후에는 기업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이들 모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남북 경협 시 실제 수혜로 이어지기 보다는 투자 비용이 확대될 개연성이 존재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남북경협 수혜주 가운데 과거 순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00배가 넘는 종목이 다수"라며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는데 기업 이익실현이 장기화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6월에 예정된 북중 정상회담까지 마무리 된 후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이뤄진다면 국내 증시에 기회요인이 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은택 투자전략팀장은 "대북 이슈가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북·미,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라면 5~6월 회담 이후를 염두에 두고 5월을 주식 매수 시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북관계가 '휴전 체제'에서 '종전 체제'로 전환되고 나면 북한은 현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개혁·개방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이 베트남과 같은 개방경제 노선을 따를 경우 각종 투자가 몰리면서 국내 주요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854달러로 방글라데시 수준"이라며 "장기적으로 음식료, 필수소비, 여행·레저 확대 등은 남북 경협의 새로운 수혜업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