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 전환, 의장직 분리,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효성그룹이 달라지고 있다.
효성은 그동안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조현준 회장이 지난 2016년 12월 그룹 정기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7월 대표이사로 취임 후 경영 투명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 주주가치 제고, 책임경영의 확립을 위한 조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 세번째)이 구미 스판덱스공장을 둘러보고 있다./효성
1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에 따른 회사 분할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가결이 되면 6월 1일자로 그룹을 지주회사 및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한다.
국내외 계열사는 사업부문에 따라 효성티앤씨㈜는 섬유 및 무역 부문, 효성중공업㈜는 중공업과 건설 부문,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 부문, 효성화학㈜는 화학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나머지는 ㈜효성에 존속될 예정이다.
존속회사인 ㈜효성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자회사의 지분관리 및 투자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인적분할로 효성은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과 목적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 확립됨으로써 경영효율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분할신설회사 이사 후보를 기존 ㈜효성 이사와 겸직하지 않도록 해 책임경영도 강화도록 했다.
효성의 이번 지주사 전환은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 주주가치 제고, 책임경영의 확립을 위한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대표이사 취임사에서도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 친화 정책을 확대하게 투명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에도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함으로써 기업 신뢰도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효성은 지난해부터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했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대표위원도 사외이사가 맡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또 올해 초부터는 윤리경영 및 감사위원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이해관계자와의 거래규정 및 감사위원회 직무 규정을 만드는 등의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또 조 회장이 지난달 ㈜효성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박태호 서울대 명예교수에게 의장직을 넘겼다. 박 신임 의장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으로 2015년부터 효성 사외이사직을 맡아 왔다.
효성은 기존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한층 명확히 함으로써 시장과 주주 중심의 투명한 지배 구조를 갖추게 됐다.
또한 지주회사 전환 후 효성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투명한 지배구조와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효성은 그간 오너가의 여러 구설수로 지배구조 등급이 좋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조현준 회장 취임 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분할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까지 높인다면 이미지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