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새벽에 쓴 입장문./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110억원대 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구속 직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언젠가 할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께 자신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전날 새벽 미리 종이에 쓴 입장문을 게시하고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재임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라는 심정을 밝혔다.
검찰의 수사로 가족들이 괴로워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며 억울함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는 말로 입장문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