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에서 주주총회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상장회사 102곳이 의사정족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금융 당국과 유관기관이 '주주총회 비상대응반'을 운영해 의결정족수 충족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상장사 주주총회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상장사들이 원활하게 주총을 운영하도록 주주총회 비상대응반 활동을 더욱 강화·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12월 말 결산법인 1947개 중 171개(8.8%) 회사가 정기 주총을 마쳤으며, 이중 168개사의 주총 안건이 모두 의결됐다.
안건이 부결된 3개사 중 2개사는 감사위원 선임안건의 의결정족수가 일부 부족했고, 1개사는 표대결 과정에서 안건이 부결됐다.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 현상도 완화됐다. 지난해엔 892개 회사가 같은 날에 주총을 개최했으나 올해는 539개로 줄어 1일 집중도가 약 20%포인트 감소했다. 3일(TOP3) 집중도도 60.3%로 전년(70.6%)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전자투표를 신청한 상장사는 지난 18일까지 총 483개로 지난해 668개에 비해 30% 줄었다. 12월 결산법인 1947개사 중 250개사가 주총을 분산 개최하고 전자투표를 시행하기로 한 반면, 810개사는 집중일에 주총을 열면서도 전자투표를 활용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오늘부터 2주간 1768개 상장사 주주총회가 열린다"며 "이 중 102개 기업이 상당수가 의결정족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해 주총 비상대응반에 의결권 지원 확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주총 비상대응반'은 이날부터 2주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주총 특별지원반'을 운영하며 102개 기업의 지분 분석을 통해 부족한 의결정족수를 파악하고, 의결정족수 충족을 지원하기 위해 주주와 기업들에 전자투표 이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다. 또 주총을 일일 모니터링하고 주총 안건 부결 원인을 분석해 주총 사후 관리도 진행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회사를 통해 주주에게 연락하고 자산운용사 보유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독려한다.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는 추가로 지원이 필요한 상장사가 있는지 개별 상장사의 주총 준비 상황을 점검한다.
김 부위원장은 "관행이 된 상장사의 주총 모습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킬 수는 없다"며 "상장사와 소액주주의 주총에 대한 인식 전환은 증권 유관기관들이 긴 기간 지속해서 노력하고 설득해야 그 성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