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조선시대 한양도성 옛길 620개를 골목길 재생사업과 연계한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18세기 조선후기 도성대지도와 2016년 지적도를 비교·대조해 원형 그대로의 한양도성 내 옛길 620개를 찾아냈다"며 "내사산, 하천 등 자연지형의 조화 속에 오랜시간 켜가 쌓여 형성됐지만 인구증가, 한국전쟁, 도심재개발 등으로 도심부에서 점점 사라져 드러나지 않았던 길들을 발굴해 냈다"고 말했다.
발굴에 쓰인 도성대지도는 현존하는 도성도 중 가장 커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기돼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도성대지도(180×213㎝)에는 도성 내 길과 방계, 관아, 교량, 사적 등의 명칭과 위치가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기돼 있다. 기록시기는 1753~1764년(영조 29~40년)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도성대지도는 축척이 없어, 조선 후기 옛길의 모습이 남아있고 최초로 축척을 사용한 1912년 경성부 지적원도가 함께 쓰였다.
시는 아울러 1910년 전후 일제강점기 도시계획으로 만들어진 길은 제외하고, 선조에 의해 형성된 한양도성 내 고유의 길로 한정해 발굴했다.
시는 또한 시민들이 옛길을 살펴볼 수 있는 정보화 시스템을 만들고, 옛길 탐방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먼저 과거 문헌을 수집·정리하고 620개 서울옛길의 현재 모습은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는 '서울옛길 영상기록화사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는 역사도심 옛길 관리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시는 2015년 '역사도심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기존 문화재 중심의 보존과 관리에서 역사문화자원의 범위를 확대해 옛길과 옛물길, 근현대건축자산, 도시평면 등을 역사도심의 주요한 역사문화자원으로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후속사업으로 '서울옛길 영상기록화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옛길의 형성·변화 과정에 대한 연구를 위해 고지도, 고문서 등 과거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다. 현재의 모습은 고화소 사진촬영, 스테디캠 카메라를 이용한 양방향 4K-UHD 영상으로 기록을 남겼다.
사진·영상 자료를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화 시스템도 구축한다.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해 책자를 발간하고, 옛길탐방 프로그램도 개발해 시민들에게 옛길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서울옛길을 중심으로 일터, 삶터, 놀터가 어우러진 소규모 방식의 '골목길 재생사업'과의 연계도 추진된다.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 일정 구역을 정해서 '면' 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골목길을 따라 1㎞ 이내 현장 밀착형 소규모 방식의 '선' 단위 재생사업이다. 현재 용산구(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와 성북구(성북동 선잠로2길) 2곳 골목길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추진중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옛길은 천년고도 서울의 역사와 삶이 깃든 소중한 자산"이라며 "다시 찾아낸 서울옛길은 유지·보전에서 나아가 골목길 재생사업 등과 연계해 가치를 확산 할 계획이다. 천년고도 서울옛길을 거닐며 옛길 주변에 남아있는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 장소와 함께 역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보행중심의 역사도심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