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예금은행 6개월 이상~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 추이./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미국 금리인상 앞두고 단기예금·투자상품에 돈몰려
미국발(發) 금리 인상을 앞두고 예금 시장에서도 '단타족'이 늘었다. 이들은 금리가 높은 자유입출금통장이나 만기 3~6개월의 단기 상품을 이용해 짧은 기간 금리를 얻는 식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파킹통장'이나 단기 예·적금 상품 출시에 나섰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617조46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30조4933억원) 증가했다.
이 중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06조4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26조343억원) 늘어 전체 정기예금 증가액을 견인했다. 반면 3년 이상 장기 예금 잔액은 1년 전보다 5.6%(9981억원) 줄어든 16조812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금리가 오르는 것을 대비해 소비자들이 단기 상품에 자금을 묶어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조만간 정책금리를 현 1.25~1.50%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일단 만기가 짧은 통장에 돈을 '파킹(Parking)' 해놓는 추세다.
은행권 '파킹 통장' 및 단기 예·적금 상품.
이에 은행들은 짧은 시간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SC제일은행의 'SC제일마이줌 통장'이다. 이 상품은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0억원까지 유지되는 예치금액을 고객이 직접 설정하고 설정 금액을 유지하면 연 1.5%의 금리를 제공한다. SC제일마이줌 통장은 출시 4개월 만에 수신 잔액 2조원을 돌파했다.
Sh수협은행의 'Sh내가만든통장'은 매일 최종 잔액이 고객이 지정한 금액 이상이면 연 최대 1.7%의 금리를 준다. 금액은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0억원까지 지정할 수 있으며, 지정금액은 매월 1회에 한해 변경할 수 있다. 이 통장도 출시 2개월 만에 가입자 1만명, 잔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듀얼K 입출금 통장'도 파킹 통장 기능을 한다. 이 상품은 한 달간 잔액 유지 목표를 달성하면 최고 연 1.3%의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도 입출금통장의 '세이프박스'를 이용해 일정 금액을 묶어 두면 최대 500만원까지 연 1.2%의 금리를 준다.
저축은행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 통장을 판매 중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급여이체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2.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SBI저축은행의 'SBI 사이다 보통예금'은 체크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연 최고 1.9%, OK저축은행의 'OK 대박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연 1.7% 금리를 제공한다.
입출금식 예금뿐만 아니라 1~6개월 만기의 단기 예·적금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선물하는 적금'은 선물할 사람이 신규금액을 넣은 적금을 선물하면 받은 사람은 6개월간 자유롭게 추가 입금할 수 있다. 금리는 연 3.0%다. 또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가입하는 만기 100일의 '마이 프로야구 S드림 정기예금'도 판매한다.
KB국민은행은 월 30만원 이내에서 매일 자유롭게 저금하는 6개월제 단기적금 '매일매일적금'을 출시했다. 우대이율을 포함하면 연 최고 2.0%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은 만기 1개월짜리부터 있다. 3~6개월의 경우 1.5%를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단기 상품에 잠깐 돈을 묶어두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후에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자금을 '파킹'해놓고 짧은 시간 금리를 얻어가는 식으로 재테크를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