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슈퍼루키' 배턴 잇는다…시즌 초반 상금·올해의 선수 1위
고진영(23)이 '슈퍼 루키' 박성현(25)의 뒤를 이어 '신인 3관왕'의 위업을 재현할 수 있을까.
고진영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우승자 미셸 위(미국)에게 2타 뒤진 공동 6위를 차지했다.
투어 회원 자격을 얻기 전인 지난해 10월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올해 활동 무대를 미국으로 옮겼다.
지난달 LPGA투어 공식 데뷔전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무려 67년 만에 공식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한 신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고진영은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7위, 싱가포르 대회 공동 6위 등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10위권에 진입하며 순조로운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상금(28만2641 달러)과 올해의 선수(39점), 신인상(271점) 등 주요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박성현이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달성한 '신인 3관왕' 금자탑을 1년 만에 다시 만들어낼 기세다.
고진영은 선수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도 690점으로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이 부문 1위는 렉시 톰프슨(미국)이 차지한 바 있다.
올 시즌 4개 대회만 끝난 시점이지만 고진영의 탁월한 경기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95.8%로 1위, 그린 적중률도 85.6%로 1위다. 티샷부터 그린 위에 공을 올리기까지의 확률이 투어에서 가장 높아 버디 기회도 많이 만들고 있는 셈이다.
드라이브와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9승을 거둔 고진영의 기량이 LPGA투어에서도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
다만 라운드 당 퍼트 수가 30.33개로 80위에 머무는 점은 아쉽다. 라운드당 퍼트 수 1위인 싱가포르 대회 우승자 미셸 위의 26.45개와 비교하면 라운드 당 3.9개 차이나 난다.
다만 고진영의 시즌 초반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미국 무대는 장거리 이동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올 시즌에는 아직 미국에서 열린 적이 없다.
또 5대 메이저 등 큰 대회도 시즌 일정에 남아 있기 때문에 고진영으로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