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대표적으로 벌어지는 상황들을 트렌드라는 말로 표현한다.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런 현상 자체가 문화적 트렌드가 된다. 예전에는 국내여행을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기회만 되면 해외여행을 간다. 이런 사회적 현상들이 트렌드가 된다. 유행어에도 트렌드가 있어서 시대에 따라서 시시때때로 변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속의 많은 것들이 트렌드가 된다. 트렌드의 특징은 변한다는 것이다. 트렌드는 생명이 길지 않다. 사람들의 취향이나 사회적 이슈에 따라 순간순간 방향과 형태가 달라진다. 자주 변하는 트렌드는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과 같은 점이 있다. 쉴 새 없이 변한다는 게 그것이다. 옛사람들은 인생을 대표하는 글자로 역(易)을 꼽았다. 역은 바꾸다 교환하다 새로워지다 라는 뜻이다. 또한 특이하게도 역(易)이라는 글자는 같은 글자로 이(易)로 쓰이기도 한다. 이(易)는 쉽다 간단하다 라는 뜻이 있다. 글자는 하나인데 바꿀 역, 쉬울 이, 두 가지로 쓰이는 것이다. 필자는 두 개의 뜻을 가지고 있는 글자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을 하곤 한다. '사람의 인생이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걸 알려주려는 것 아닐까.'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는 변화를 겪는다. 살면서 무언가를 이루려 하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만큼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런가 하면 뜻하지 않은 사고 한 번으로 몸을 크게 다치는 경우도 있다. 한 번 한눈을 팔았는데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불행을 만나는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는 게 그렇게 어려운데 인생이 바뀌는 건 순간에 일어나기도 한다. 사고 같은 특수한 일이 아니어도 사람은 나이를 먹고 세월이 지나면서 시시때때로 삶의 모습이 변한다. 잘나가던 회사원이 퇴직을 당하기도 하고, 골목에서 명맥을 유지하던 식당이 소문을 타고 맛집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인생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이겨 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다. 현대사회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변하지만 세월을 뛰어넘어 인기를 끄는 제품도 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소화제는 무려 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사회가 변하는 모습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면서 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노력을 한 것이다. 장수의 비결, 인기의 비결은 바로 변화였다. 기업이나 사람이나 긴 세월을 살아가는 것은 똑같다. 변신이 필요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변화를 거부하거나 변화할 때를 알아채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위기에 빠지게 된다./김상회역학연구원